나는 불온한 선비다 - 세상과 다른 꿈을 꾼 조선의 사상가들 틈새 한국사 1
이종호 지음 / 역사의아침(위즈덤하우스) / 201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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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과 다른 꿈이 세상을 바꾼다
역사는 승자의 기록이다. 승자들의 이해요구에 부합하는 시각만이 대부분 정사로 사회의 주류를 이룬 사람들에 의해 남겨진 것들이 대부분이라는 말일 것이다. 하지만 역사는 권력을 가진 세력에 의해서만 이루어진 것이 결코 아님을 알려준다. 왕이 백성이 없으면 존재할 수 없듯 승자 역시 패자가 있었기에 가능한 그들의 삶이었다. 

 흔히들 지금의 시대를 보며 ‘일등만 기억하는 시대’라고들 한다. 일등의 길을 걷는 사람들은 당연히 우리 사회의 주류로 편입되기 쉽다. 주류가 되기 위해 그들이 벌이는 노력이 과소평가되어서는 안 되지만 주류만이 전부인양 하는 것은 주류가 주류일 수 있게 하는 비주류의 존재를 부정하는 것이기에 이는 올바르지 못하다는 것이다. 

주류가 주목받는 것은 시대를 불문하고 당연한 것인지 모르겠다. 하지만 주류만이 모든 것이라는 사회에서 비주류에 대한 관심이 때론 주류를 뛰어 넘는 시대정신을 말해주기도 한다. 역사에서 뚜렷한 발자취를 남겼지만 당당하게 주류로 편입되지 못한 사람들에 대해 주목한 점은 오늘날의 일등만을 기억하는 시대성에 비추어 보아 상당한 의미를 가진다고 볼 수 있다. 이 책이 가지는 가장 큰 매력이 그것이라고 봅니다. 

‘나는 불온한 선비다’는 책은 조선시대를 살았던 사람들 중에 자신만의 독특한 삶 속에서 상당한 업적을 남겼음에도 불구하고 당시나 후대 사람들에게 그리 주목받지 못한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세상과 다른 꿈을 꾼 조선의 사상가들’이라는 부제처럼 동시대를 살면서도 그 시대의 불합리한 요소나 시대를 앞서가는 사상으로 다른 세상을 꿈꾸었던 사람들에 대해 주목하고 있는 책이다. 

‘광인’ 김시습, ‘비범한 보통인’ 서경덕, ‘반주자학자’ 박세당, ‘양명학자’ 정제두, ‘시골 서생’ 이익, ‘과학사상가’ 홍대용, ‘천주교인’ 이벽, ‘역사에서 사라진’ 유수원, ‘경험주의자’ 최한기 저자가 주목하는 조선의 비주류 사상가들이다. 이들 이름 앞에 붙은 수식어는 각각의 사상가들에 대한 기존의 익숙한 시각을 포함하기도 하지만 대부분 그들의 삶을 고찰한 결과 특징지을 수 있는 낱말들이라는 생각이 든다. 책을 읽어가는 동안 낱말들이 내포한 의미를 중심으로 살핀다면 저자가 왜? 세상과 다른 꿈을 꾸었다고 표현했는지를 보다 잘 이해할 수 있다. 

‘나는 불온한 선비다’에서 살피고 있는 아홉 명의 사람들 중 관심을 끄는 사람으로는 ‘천주교인’ 이벽과 ‘경험주의자’ 최한기다. 한국 천주교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사람이 이벽이라고 볼 수 있다. 천주교라는 종교적 입장에서 이벽을 살폈다면 관심정도가 덜했겠지만 이벽을 조선을 이끌었던 사상인 유학에 정통한 학자에서 유학의 도리를 벗어난 천주교의 길로 걸어간 사람이라는 시각으로 바라보고 있음이 새롭다고 할 수 있겠다. 또한, 최한기는 일반인들 사이에 거의 알려지지 않은 인물이 아닌가 싶다. 하지만 최한기는 조선말 누구보다 뛰어난 업적을 남긴 학자였다. 이 사람을 재조명한 것 역시 주목된다. 

‘누구나 삶의 주인공이고자 한다. 그러나 누구라도 타인의 삶속에서는 주체일 수 없다. 주체인 나에 비해 주체가 아닌 나는 어떤 면에서든 한층 격하된 존재일 수밖에 없다.’ 저자의 이벽에 대한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도중에 한 표현이다. 어떻게 보면 이 책에서 살피고 있는 사람들의 삶뿐 만아니라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 모두에게 해당되는 말이 아닌가 싶다. 주류 또는 비주류에 대한 구분 역시 마찬가지가 아닐까? 

이 책이 큰 의미를 갖는 것은 비주류로 표현되는 그 비주류가 어떻게 세상을 바라보고 무엇을 담아내고 싶었는가에 주목하고 있다는 점과 그들의 삶을 통해 오늘의 우리들이 자신들을 돌아볼 수 있도록 현대적 시각으로 바라보고 있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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