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럭 드라이버 - 북미 대륙의 한국인 트럭커, 헝그리 울프의 휴먼 스토리
임강식 지음 / 부광 / 201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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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트럭 위에서 본 세상
한치 앞도 모르는 것이 사람의 인생살이다. 뜻한 바를 이뤄가는 사람들이나 하는 일 모든 것에서 좌절을 맞보고 있는 사람이나 그들 모두의 구체적인 삶을 들여다보면 하나같이 굴곡을 넘나드는 것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하지만, 겉으로 보이는 사람들의 생활모습은 천지차이가 난다. 무엇이 어떻게 다르기에 그렇게 보이는 것일까? 

무슨 일을 하던 여전히 불투명한 미래를 살아갈 수밖에 없고, 현실 또한 마음먹는 대로 할 수도 없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누구나 할 수 있는 것이 하나 있다. 나를 둘러싼 외부의 조건을 내 마음에 맞게 받아들이는 것, 물론 그것은 쉬운 것이 아니다. 하지만 그럴 수 있다면 세상을 무척이나 달라져 보일 것이고 내 삶의 중요한 일에 임하는 자신의 마음가짐도 변화가 있을 것이다.

살아가다 보면 어쩔 수 없는 선택의 순간에 처하게 된다. 그럴 때면 언제나 선택의 폭은 바늘구멍처럼 좁기 마련이다. 이 책 ‘트럭 드라이버’는 그런 위기 상황에서 자신이 선택한 삶을 통해 새롭게 세상을 바라보고 그 속에서 꿈을 키워가는 사람의 이야기를 담았다. 그것도 새로운 삶에 대한 희망으로 이민을 선택해서 건너갔을 캐나다에서 북미대륙을 트럭에 몸을 싣고 달리고 있는 사람의 일상을 담았다.

캐나다 돈 2달러 그리고 일기장 일곱 권, 그가 가진 전부였다고 한다. 23년 전 캐나다에 도착했을 때의 절박한 상황을 이보다 더 극명하게 보여주는 것이 있을까 싶다. 사는 곳에서 쫓겨나지 않기 위한 그의 선택은 트럭을 운전하는 것 말고는 없었다. 그것마저 거저 얻어진 것이 아니라 수차례의 좌절을 통해서 얻은 자리다. 

그 후, 그가 트럭과 함께 달린 길이 브리티시 콜롬비아에서 알버타, 사스케추완, 매니토바, 온타리오, 그리고 퀘백 뉴브런스윅, 노바스쿼샤까지 3,850마일을 달렸다고 한다. 그리고 텍사스의 사막을 건너 아리조나, 그랜드캐넌, 몬타나, 와이오밍, 애팔래치안 산맥을 넘고 펜실베니아, 버지니아, 캘리포니아에서 밴쿠버, 유타, 뉴멕시코...그가 달렸던 길이다. 내겐 먼 나라 알지 못하는 낯선 길이지만 저자가 무엇을 이야기 하는지는 충분히 알고도 남음이 있다. 그렇게 멀고 험난한 길을 몇 달씩 걸쳐 달리고 도 달렸으며 지금도 여전히 그 길 어딘가를 달리고 있을 것이란 것 말이다.

최후 마지막 선택으로 들어선 ‘트럭 드라이버’라는 직업이고 북미대륙에서 지금도 저자와 비슷한 일을 하는 사람이 삼백만 명을 넘어서고 있다고 한다. 어쩌미 못하는 선택이었겠지만 그들에겐 꿈을 향해 달리고 있다는 것만은 분명하게 보인다. 가족과 자신의 꿈을 향한 멈출 수 없는 길이라는 것이 그것이다. 저자는 그 길에서도 자신과 사람들의 삶의 희노애락을 본다. 돈도 벌고, 여행도 하고. 얼마나 좋으랴. 그것도 공짜로 말이다. 하지만 그가 보여주는 이야기에는 너무도 고독하고 외롭고 힘들고 치사한 이야기들이 담겨 있다. 그래도 번지는 미소는 어쩌지 못한다. 그 안에는 사람과 자신을 향한 따스함이 읽혀지기 때문이다.

그는 철저히 외로움에 익숙해 져 있는 것 같다. 그 외로움을 담아 작가로 등단했을 것이다. 또한 그는 꿈꾸는 중이다. 그 꿈에는 '가족'이 있고 '성공한 트럭커'도 있다. 인생이 한치 앞도 알 수 없다고 하지만 그의 미래는 그렇게 불투명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느낌이다. 그가 달렸던 길의 길이만큼 깊고 넓게 성숙한 인간일 테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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