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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네와 모네 그들이 만난 순간 - 인상파 화가들의진솔한 한 기록
수 로우 지음, 신윤하 옮김 / 마로니에북스 / 2011년 5월
평점 :
빛으로 만난 화가들의 일상을 본다
미술작품에 대한 관심이 꾸준히 늘어나면서 대형 전시장에서는 유명화가들의 작품을 선보이곤 한다. 미술하면 서양미술이라고 할 만큼 미술에 대한 서양미술이 차지하는 점유율은 매우 높고 그것을 반영하는 것처럼 교과서에서도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그런 서양미술 중에서도 우리에게 익숙한 작품들로는 인상주의 화가들의 작품이 단연 선두에 꼽힐 것이다.
카미유 피사로, 폴 세잔, 빈센트 반 고흐, 폴 고갱, 클로드 모네, 에두아르 마네, 에드가르 드가, 피에르오귀스트 르누아르, 툴루즈 로트렉, 베르트 모리조 등 이들의 이름만으로도 자신들이 추구했던 그림의 세계가 무엇을 나타내고자 하는지를 충분히 알려주고 있다. 모두 인상주의 화가들이다. 우리에게 친숙한 인상주의 화가들의 작품으로는 ‘풀밭 위의 점심’, ‘해돋이 인상]’, ‘라 그르누예르’, ‘압생트’ 등이 있다.
인상주의는 19세기 말에서 20세기 초, 프랑스를 주 무대로 활동하던 화가들의 작품을 반영하고 있다. 기존의 전통적인 회화기법이나 주제가 되었던 것으로부터 탈피하고 ‘빛과 함께 시시각각으로 움직이는 색채의 변화 속에서 자연을 묘사하고, 색채나 색조의 순간적 효과를 이용하여 눈에 보이는 세계를 정확하고 객관적으로 나타내려는 것으로 색체, 색조, 질감 자체에 관심을 둔 미술사의 흐름을 말하고 있다.
이 책 ‘마네와 모네 그들이 만난 순간’은 이런 인상주의 화가들의 이야기를 담아내고 있는 책이다. 미술관련 책들의 대부분이 그림을 보여주고 그 그림과 화가에 얽힌 이야기나 그림 설명에 집중하는 것이 대부분이지만 이 책은 그런 시각을 벗어난 책이다. 한 미술사조를 집중적으로 이야기하면서도 그림에 중심에 서지 않고 화가들의 사소한 일상과 그들 사이에 벌어졌던 자잘한 일화들을 담담하게 그려내고 있다는 것이 이채롭기까지 하다.
인상주의 탄생에서 시대를 주류를 형성하는 과정과 내부 분열 그리고 미국으로 건너간 인상주의의 마지막 모습까지 순서적으로 그려내고 있는 이 책은 기존 화단에서 벗어난 작품을 모색하는 화가들이 어떻게 모이게 되었으며, 인상파란 이름으로 불리게 된 직접적인 계기, 화가들의 일상과 가족관계를 비롯하여 그들의 사랑과 각 화가들을 특징지을 수 있는 독특한 성격, 작품들에 담아내고 싶어 했던 주제들까지 실로 광범위한 내용을 포괄하고 있다. 무엇보다 흥미로운 것은 화가들 사이에 벌어지는 교류와 갈등은 그림에 대한 관심을 넘어 한 화가의 근본에 대한 호기심으로 이끌어주고 있다는 것이다. 이 책은 19세기말 프랑스를 이해하는데도 한 몫 한다. 단지 그림을 그리는 화가들의 이야기를 넘어서 그들이 활동했던 시대적 배경에 대한 이해는 인상주의라는 예술사조가 탄생하게 된 필연적 배경을 설명하기에도 충분하다 할 것이다.
인상주의 화가들에 대한 솔직한 이야기를 담아내고 있어 그 내용성이 돋보이는 이 책은 쉬운 문장으로 구성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읽어가기 만만치 않다 빼곡한 글들로만 채워져 있는 미술가들에 관한 책이 얼마나 주목 받을지 의심되는 면이다. 부록처럼 실려 있는 그림들을 찾아보더라도 그림의 크기가 워낙 작아서 본문에서 전해주는 내용을 충분히 음미하기엔 부족함이 있다는 점이 다소 아쉬운 점이다. 그렇더라도 한 미술사조에 대해 이렇게 다른 시각으로 조망한 책을 만난다는 즐거움은 줄어들지 않는다.
학창시절부터 자주 들어서 귀에 익은 화가들이지만 그들의 작품과 화가를 연결하기도 쉽지 않다. 또한 알려진 만큼 화가들에 대한 이해를 할 수 있는 기회도 없었다. 이런 차에 이 책은 화가와 작품에 대한 이해를 포함 한 미술사조에 대한 지식을 개괄할 수 있는 안내서가 아닌가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