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재 스님의 이야기로 버무린 사찰음식 선재 스님 사찰음식 시리즈 1
선재 지음 / 불광출판사 / 201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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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과 마음을 살리는 음식이야기
“무엇을 먹으라는 소리야?”, “도대체, 안심하고 먹을 수 있는 것이 있기나 한 걸까?” 이는 먹을거리에 대해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는 사람들이나 음식물을 가지고 범죄를 저지르는 사람들을 볼 때 누구나 하는 소리다. 자연과 더불어 살아오던 사람들이 산업사회의 전개과정에 밀려 자연과 동떨어진 삶을 살게 되면서부터 먹을거리에 대한 문제가 시작된 것이 아닌가 싶다. 예전에야 자신이 사는 곳에서 스스로 길러 제철에 난 산물을 먹는 것이 당연한 것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시와 때는 물론 출처도 알 수 없는 농산물들이 시장을 점령하고 있어 선택할 수 있는 범위 자체가 거의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인 현실이다. 이런 현실과는 동떨어지게 웰빙음식에 대한 관심은 날로 늘어나는 이미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어떤 것을 안심하고 먹을 수 있고 어떻게 먹어야 하는지 등의 음식에 대한 근원에 대한 이러한 의문은 쉽게 해결될 수 없는 것이 아닌가 한다. 이런 현실을 반영이라도 하듯 많은 사람들의 주목을 받고 있는 음식의 대가가 있다. 불교에 귀의하고 깨달음을 향한 수행의 길을 걷고 있는 스님의 이야기며 스님들의 공양에 기반 한 ‘사찰음식’이라는 조금은 특수한 분야의 음식이다. 사찰음식은 현대인들이 안고 있는 몸과 마음의 병리현상을 치유하는데 독특한 효과를 보인다는 것으로도 더 많은 관심이 되는 것 같다. 

이 책의 저자 선재스님은 집안 내력으로 간경화를 앓다가 자신의 논문의 주제였던 ‘사찰음식’에 주목하여 실천함으로 치유한 경험을 바탕으로 자신과 같은 고통을 받고 있는 사람들에게 음식을 통한 식생활의 변화로도 건강한 몸을 유지할 수 있다는 널리 알려주고 싶다는 바램으로 사찰음식에 대한 연구와 홍보에 매진해 온 스님이다. 

“한 방울의 물도 부처님이다. 모든 사람을 부처님이라 생각하고 부처님께 공양 올리는 마음으로 음식을 해야만 진정한 요리사다.”

선재 스님이 음식을 보는 기본적인 시각이다. 이는 수행자로 살면서 ‘생명에 대한 사랑’, ‘자비심’의 발로로 볼 수 있을 것이다. 불교의 핵심교리 중 하나인 연기론 바라보는 음식은 자연과 사람이 둘이 아니며 음식과 나 역시 둘이 아닌 한 몸이라는 것이다. 그렇기에 음식을 만드는 재료가 되는 모든 것을 바라볼 때도 역시 이런 시각이 관통되고 있다. 하지만 우리가 살아가는 현실은 식도락은 있어도 음식의 본질에 대한 공유된 시각이 부재한 것이 음식과 관련된 오해의 출발점이 아닐까 한다.

음식만 바꿔도 현대인들이 가지는 질병의 대부분을 치료할 수 있으며 근본적으로 몸의 면역력이 강화된 건강한 몸을 유지할 수 있다고 한다. 이는 개인적인 병의 치유에 머무는 것이 아닌 우리의 존재 기반인 자연 환경을 살리는 것이며 생태적인 삶의 근간이 되는 것이기에 음식에 대해 제대로 알아야 한다고 역설한다.

이 책은 ‘사찰음식’에 대한 책이지만 단순히 음식을 만드는 과정에 대해 서술된 책이 아니다. 무엇보다 자신의 종교적 신념을 바탕으로 하여 음식이 무엇인지, 무엇을 어떻게 먹어야 하는지, 음식이 우리 몸과 마음을 어떻게 변화시키는지 등을 실제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세심하게 안내해주는 책이다. 정갈하고 깔끔한 사진과 함께 제시된 스물두가지 음식은 우리 일상에서도 누구나 쉽게 만들어 먹을 수 있는 것들이 대부분이다. 맛에 몸에도 유익하고 보기에도 좋은 음식들이기에 나도 먹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것도 자연스럽다.

먹는 것에 따라 사람의 성격까지 달라진다는 말이 있다. 얼마 전, 전북 부안의 한 암자에서 저녁공양을 할 기회가 있었다. 사찰음식의 한 종류일 장아찌가 어찌나 입맛을 당기게 하던지 밥에 장아찌만 맛있게 먹는 내 모습을 본 스님이 자주 올 수 없다면 방법을 배워서 집에서 만들어 먹으라는 말을 했다. 딱히 무슨 맛이었다고 표현할 수는 없지만 가끔 밥상에 앉으면 그 장아찌가 떠오른다. 그렇게 정갈한 공양을 하기에 스님들의 몸과 마음은 늘 건강한 것이 분명하리라. 사찰음식이라고 굳이 이름 붙이지 않더라도 스님 말처럼 우리의 몸과 마음을 살리고, 우리의 존재 기반인 자연 환경을 살리기 위해서라도 음식에 대해 제대로 알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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