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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축복입니다
숀 스티븐슨 지음, 박나영 옮김 / 쌤앤파커스 / 2011년 5월
평점 :
절판
그의 삶에 비추어 내 존재의 가치를 밝히다
자신이 태어나면서부터 갖게 되는 신체에 대해 사람들은 얼마나 만족하며 살까? 사람을 외모로 평가하는 경향성이 있다 보니 현대인들에게 외모가 중요한 것으로 대두된 지 오래되었다. 미용성형의 문제는 사회적으로 이제 용인하는 수준을 넘어 권장하는 분위기까지 보여 새삼스럽게 자신의 외모를 두고 이런 저런 생각을 하는 사람들을 만나는 것이 흔한 일이다. 그렇다면 태어날 때부터 문제가 있는 외모를 가진 사람들은 어떻게 세상을 살아갈 수 있을까?
우리주변에는 날 때부터 신체적 한계를 가진 사람들을 자주 보게 된다. 그들이 주목받는 이유는 일반인들과 다른 외모도 한 몫 하겠지만 그것보다는 신체적 한계에도 불구하고 사회적 편견과 위축되는 스스로를 이겨내고 당당하게 한 인간으로 자신의 삶을 꾸려가는 모습에 박수를 보내는 것이리라.
여기 그런 사람이 한 명 있다. 그는 태어날 때부터 ‘골성형주전증’이라는 희귀병을 안고 차라리 죽는 것이 나을 것이라는 의사의 권고를 받았다. 성장과정에서 실제로 200번이 넘게 뼈가 부러졌으며 걸을 수도 없는 몸으로 평생 휠체어에 의지해야하는 신세로 키 90Cm에 몸무게 20Kg도 되지 않은 사람이다. 이런 몸의 숀 스티븐슨(Sean Clinch Stephenson)은 외모로 평가받는 세상에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사람일 것이다. 하지만 우리가 주목하는 숀은 거대한 사람으로 기억된다. 무엇이 그를 그렇게 기억되게 만들었을까?
바로 이 책 ‘당신이 축복입니다’는 숀 스티븐슨이 태고난 신체적 한계를 극복하고 세상과 당당히 맞서며 자신만의 삶을 개척해온 이야기를 담고 있다. 자신의 한 몸 추스르기도 벅찬 숀이지만 자신을 ‘세상에서 가장 축복받은 남자’라고 소개한다. 무엇이 있어 스스로 그러한 자신감과 당당함을 가질 수 있을까? 일반인과는 비겨도 할 수 없는 한계를 가진 몸이지만 좌절하는 자신을 끊임없이 다독이며 세상의 편견 앞에서도 굴하지 않았다.
그에게는 그런 아이를 낳고도 좌절하지 않았던 부모가 있었다. 숀이 성장하는 동안 아픈 마음으로 지켜왔을 그 부모는 보통을 넘어선 의지와 가치관을 가진 사람들이었다고 보인다. ‘없는 것을 보고 안타까워하기 보다는 자식이 가진 것을 보게 하고’ 그것을 바탕으로 세상으로 당당히 걸어갈 수 있는 용기를 준 사람들이다. 오늘의 숀 스티븐슨이 있는 가장 큰 힘이 그의 부모였으리라는 것은 쉽게 짐작할 수 있는 부분이지만 누구나 할 수 있는 것은 분명 아닐 것이다.
뼈가 부러진다는 것을 뻔히 알지만 하고 싶은 것은 주저 없이 할 수 있는 마음가짐을 가진 숀 스티븐슨은 평범한 외모에도 불구하고 나는 왜 이럴게 생겼을까? 하는 자책에 빠지기 일쑤인 사람들에게 외모는 나와 다른 사람들 사이의 차이에 불과하다는 생각을 하게 만들어준다. 이렇게 남들과 다른 점이 자신을 드러내는 당당한 요소로 작용한다는 것 숀은 스스로의 삶을 통해 보여주고 있다.
숀은 자신이 살고 싶은 그 모습에만 집중하고, 최고의 피트크루를 곁에 두며, 마음의 정원에 쓰레기를 남겨두지 않는 등 최선의 노력을 기울여 자신의 삶을 응원했다. 그의 삶은 ‘그 존재만으로도 축복’이라는 말로 대표되며 그가 말하는 이야기들은 일반적인 자기계발서 등에서 볼 수 있는 보통의 이야기가 아닌 직접 경험하고 그 안에서 체득한 삶의 지혜이기에 정상인의 몸으로 살아가는 모든 사람들에게 강한 감동으로 다가온다.
외모뿐 아니라 사회적 환경에서 태어나면서 가진 것이 부족한 사람들은 무엇을 희망으로 삼아 살아갈까? 숀 스티븐슨은 자신의 삶을 통해 우리가 태어나면서부터 가진 나만의 진정 힘이 무엇인지를 성찰하게 만들어주는 따스한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