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봄이면 누구나 기다리는 꽃들이 있다.
매화를 반기지 않을 사람은 하나도 없을 것이다.
그 사람들의 마음을 알 것도 같기에
매화는 그 긴 겨울을 견디는지도 모를 일이다.
오랜 기다림에 끝에 만난 꽃이
사람의 눈길을 사로잡는 것도
화사한 봄꽃들의 향연에 조금씩 시들어질 무렵
만나는 꽃이 하나 있다.
탱자나무의 꽃이 그것이다.
지켜야 할 것이 많은 것인지
무시무시한 가시로 무장하고도 부족하여
깊은 곳에 숨어피는 이유가 뭘까?
하지만, 숨기지 못하는 탱자나무의 마음인지
그윽한 향기와 고운 색깔이
찾는 사람의 마음을 사로 잡는다.

저 여리디 여린 꽃잎 속에
깊숙하게 담아두고 싶은 것은 무엇일까?
아직은 세상을 향해
보일 수 없는 애뜻함이라도 있는 것인지
수줍은 여인의 미소처럼
살며시 번지고 있다.
누군가는 탱자나무의
그 여리디 여린 꽃잎과 어울리지 않을 가시의
공존을 생각한다.
세상에 내 놓을 수 밖에 없기에
가시라도 품고 있어야
상처받지 않을 것 같은 것일까?

탱자나무의 소망을 닮은
여린 마음을 가진 사람에게도
탱자나무 가시 같은
자구책이 필요한 것인지...
가슴에 가득하여
어쩔 수 없이 넘치는 무엇이 있어
가시 없이도 내어 놓을 수 있길
두 손 모아 빌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