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우스트 홍신 세계문학 1
요한 볼프강 폰 괴테 지음, 정광섭 옮김 / 홍신문화사 / 201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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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이 가지는 긍정의 힘
‘요한 볼프강 폰 괴테’, 괴테의 풀 네임이다. 고백하자면 처음으로 알게 되는 이름처럼 생소한 느낌마저 든다. 여타의 유명한 저자들처럼 그 명성에 어울리지 못할 만큼 나에게는 친숙하지 못한 작가라는 뜻이 맞는 말일 것이다. 괴테의 파우스트를 접하며 다시금 그저 막연함으로 이름만 알고 있는 작가 가 얼마나 많은가 세삼 느끼게 된다. 그래서인지 요사이 책을 손에 들면 가장 먼저 저자의 프로필을 보게 된다. 책이 담고 있는 내용도 궁금하지만 저자의 삶과 그 업적을 알게 되면 책을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요한 볼프강 폰 괴테(Johann Wolfgang von Goethe, 1749-1832)은 독일의 시인 겸 작가이다. 왕실 추밀원 고문인 아버지와 시장의 딸이었던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나 엄격한 교육을 받고 자랐다. 대학에서 법률을 공부했고 문예 혁명운동의 선두주자 고트프리트 헤르더에게 독일 민속과 정신에 대한 영향을 받았다. 목사의 딸 프리데리케 브리온과 사랑에 빠지며 감미로운 서정시들을 많이 썼으며, 변호사로 활동하지만 업무보다는 창작에 몰두한다. 엄격한 규칙이나 규율 등 정형화된 형식을 강조하며 낭만주의와 대비되는 고전주의의 대표작가로 알려진 그의 저작들로는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파우스트, 빌헬름 마이스터의 편력시대, 헤르만과 도로테아, 이탈리아 기행, 시와 진실 등이 있다. 

'파우스트'는 괴테가 60여년에 걸쳐 완성했다는 희곡이다. 이 희곡은 15~16세기를 배경으로 실재했다는 파우스트라는 인물과 마술 신앙을 비롯하여 기독교라는 종교와 결부하여 완성했다고 보기도 한다. 요한 파우스트라는 지식인이 추구하는 학문에 대한 탐구와 한 인간의 욕망이 표출되어가는 과정에 대해 그려내고 있다. 희곡 파우스트는 2부 5막으로 구성되어 있다. 

괴테에 의한 만들어진 파우스트라는 인간형이 표현하는 것이 무엇일까? 파우스트 전설에 담긴 인간의 특징으로 거인적이고 모든 욕망을 향유하려하며, 이 모든 욕망이 하느님의 힘이나 광명으로는 이루어질 수 없고 악마와 결탁해야만 이루어지며, 주인공이 멸망하고 연혼은 영원히 지옥으로 떨어지는 비극으로 끝난다고 한다. 하지만 괴테의 파우스트는 이로부터 한발 나아가고 있다. 이 속에 인간의 긍정적인 의지인 향상성을 부여한다. 그리하여 죽은 후 인간의 영혼을 신에 따스한 품에 깃들 수 있다는 것이다.

작품을 완성하는데 걸리는 시간만큼이나 방대한 분량의 파우스트는 다가가기가 쉽지 않다. 무대에서 배우들에 의해 해석되어진다는 희곡이 가지는 특징이 될 수도 있지만 등장하는 인물들의 대사를 따라가기가 녹녹치 않다. 가장 최근에 현대어로 번역되어 다른 번역본에 비해 익숙한 언어지만 그래도 만만치 않은 점이 있다. 이럴 때는 역자의 작품해설이 도움이 되기도 하지만 이 책은 그것도 빈약한 측면이 있다.

1부와 2부로 구성된 파우스트는 학문과 이룰 수 없는 인간의 욕망에 대해 회의를 느낀 파우스트가 악마 메피스토펠리스와 사후 영혼을 두고 거래를 하면서부터 둘의 여행이 시작된다. 우여곡절을 겪으며 호화스러운 생활, 마르가레테와 헬레네라는 두 여인과 애절한 사랑을 하게 되지만 마지막 숨을 거두는 파우스트의 모습에서 인간의 본성에 대한 성찰을 하기에 이른다. 

'착한 인간은 혹시나 어두운 충동에 휩쓸릴지라도 올바른 길을 잊지 않는다.‘ 와 '어리석은 인간은 가진 것에 만족할 줄 모르고 쾌락만을 탐한다.'는 극단의 인간의 근본에 대한 인식이 파우스트라는 인간형에 의해 그러지고 있다. 죽음, 사랑, 쾌락, 욕망 등 사람의 본성에 대한 탐구는 선과 악이라는 두 축을 통해 신과 악마로 대별되며 지속되어 현대에 이르고 있다. 

시대를 불문하고 인간의 본성에 대한 의문을 가진 사람들에 의해 수많은 연구가 있었다. 시대에 따라 사람을 나타내는 대표적인 말들이 변하기도 한다. 어떤 시각으로 고전을 볼 것인가 역시 보는 사람이나 그 사람이 살아가는 시대정신에 의해 규정될 수밖에 없다. 괴테의 파우스트 또한 당연하게 그 의미를 해석하는 측면은 현대의 시대정신을 벗어나지는 않을 것이다.

착한 인간, 긍정의 의지와 어리석은 인간, 나약한 존재는 인간을 둘러싼 온갖 경계에서 늘 갈등할 수밖에 없는 인간 모습의 표현인 것이다. 시대가 변해 인간에 대한 규정을 어떻게 달라지던 인간이 가지는 긍정적인 힘이 있기에 역사는 발전해 왔고 미래 또한 그 의지에 의해 개척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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