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학 오디세이 3 미학 오디세이 20주년 기념판 3
진중권 지음 / 휴머니스트 / 2004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알 수 없는 그 무엇을 알 수 있게 하는 3
재미있게 읽히면서도 만만찮은 내용을 다루고 있는 진중권의 미학 오디세이는 미학이 담보해야 하는 다양한 분야의 이야기를 이끌어간다. 그 중심에 분명 미술이 있지만 철학과 수학이나 과학 등의 이야기가 빠지지 않는다. 상호작용을 통해 영향을 주고받는 학문 간의 소통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진중권의 미학 오디세이 완결판으로 3권에 이르렀다. 1,2권이 근대 예술에 대한 이야기를 중심으로 펼쳤다면 3권은 그 중심에 현대예술과 철학이 담겼다. 1,2권과 형식은 비슷하게 전개되지만 3권에서는 ‘피라네시’를 따라가고 있다. 피라네시는 이탈리아 출신으로 건축가이면서 화가로 활동하는 사람이다. 대화체의 중심이 1,2권에서는 플란톤과 아리스였다면 3권에서는 그 둘에 디오니게네스를 초대했다. 둘 보다 앞선 시대 사람으로 이들의 대화를 부추 키는 역할을 하고 있다.

현대 미술이라고 하면 우선 이해할 수 없는 무엇이 있다. 이 점이 예술과 대중의 사이를 갈라놓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전통적으로 그림하면 작품을 보는 사람 모두 같은 생각과 느낌은 아니지만 그 속에서 무엇인가를 찾을 수 있었다. 바로 내가 보고자 하는 그 무엇을 찾아내고 그 속에서나마 공감하는 꺼리가 분명했다. 하지만 현대미술은 그 꺼리가 불분명하다. 무엇을 어떻게 봐야 하는지에 대해 도무지 알 수 없는 것이라는 인상이 현대미술의 특징이 아닐까 한다. 물론 전부가 그렇다는 이야기는 아니기에 여전히 고전적인 미술의 지평은 대단히 넓어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것 또한 분명한 사실이다.

고전 예술과 현대 예술에 대한 저자의 구분은 ‘타자’에 대한 인식의 차이가 크다고 한다. 앞에서 말했듯 현대 예술의 모호성은 바로 대중과 예술이 공유하는 코드의 상실로 보고 있는 것이다. 현대 예술은 다양한 실험을 통해 오직 예술가 자신만의 코드를 만들어 내고 대중과 공유되는 것을 거부하는 모습으로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피카소나 칸딘스키의 난해한 작품에서 볼 수 있듯이 이러한 점이 현대 예술을 이해하기 어렵게 만든다는 것이다.

이는 대상을 모방하거나 예술가의 새로운 창조라고 하더라도 화폭에 담겨졌을 때 그것을 발보고 인식하는 사람은 이미 자신 내부에 존재하는 생각에 의해 바라볼 수밖에 없다는 것과 이를 역으로 생각하여 다른 사람의 공감과 소통이 중심이 아니라 창조자 자신만이 이해할 수 있는 것일지라도 하고 싶은 것을 한다는 것으로 변화가 아닌가 싶다.

이러한 변화는 바로 미학을 바라보는 관점의 변화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바로크’에서 ‘낭만주의’로 다시 ‘현대 예술’로 이어지며 그러한 변화가 자연스레 형성된 것이다. 이 과정이 철학 등의 사상적 흐름과도 맥을 같이하며 진행되어 온 것이다. 그러하기에 저자가 주로 이야기하는 벤야민, 하이데거, 아도르노 등의 독일 사상가, 그리고 푸코, 데리다, 들뢰즈, 료타르 등의 이야기를 통해 새로운 미학을 전개하고 있는 사상가들을 만나는 즐거움도 누릴 수 있다.

3권에 걸쳐 미학 오디세이를 읽으며 ‘아름다움’에 대해 사람들은 어떻게 생각하고 있었는지에 대한 흐름을 알게 되었다. 물론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인간의 활동은 시대를 관통하는 시대정신과 동떨어질 수 없었다는 점을 다시 확인하는 기회가 되기도 했다. 특히, 세계인식에 대한 사상사적 흐름과의 관계는 주목해서 보았던 점이기도 하기에 대단히 흥미로운 부분이었다. 

그렇더라도 아름다움에 대한 표현인 예술은 여전히 어려움 부분일 수밖에 없다. 특히 현대 예술이 대중과의 교감을 코드로 상정하지 않고 예술의 창조자들만의 독자적인 코드가 만들어져 온 점에 대하 공감하지 못하는 부분이 많다. 작품을 바라보며 그 속에서 조그마한 공감이라도 찾고 싶은 순수하한 아마추어라 어쩔 수 없는 한계 일지도 모르겠다. 다만, 인간이 동시대를 함께 살아가는 사람들과 공감을 기본으로 하는 소통이 전재되지 않는다면 그 예술이 추구하는 의미가 무엇일까 생각해 본다.

미학을 이야기 하는 책들은 많다. 하지만 대부분 전문가들의 전문적인 평이 대부분이기에 일반인이 미학에 대한 이해를 넓히기란 좀처럼 어렵기만 하다. 이러한 현실에서 이 책은 그러한 아쉬움을 덜어주기에 충분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보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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