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철학 이야기 100 - 인간과 관계의 철학
김소연 옮김 / 서책 / 2011년 2월
평점 :
절판


현대인에게 필요한 동양사상의 진수를 말하다
사회가 변화해 온 것은 곧 인간관계의 변화에 의한 결과가 아닐까 생각해 본다. 현대사회는 불특정 다수와의 예측이 불가능한 인간관계를 형성하고 살아가지만 가족이나 친구 직장 등 대부분 아주 근접한 부분에 대해서만 인식하고 살기 마련이다. 그러한 인간관계 속에서 자신의 위치에 대한 인식과 그를 바탕으로 하는 타인과의 소통이 핵심으로 되어 진다.

많은 경우에 발생하는 문제는 바로 그런 인간관계 속에서 일어나기에 나와 구별되는 타자와의 소통이 무엇보다 중요하게 된다. 인류가 이룩한 대부분의 사상은 바로 자신을 올바로 성찰하는 것과 타인과의 올바른 소통을 어떻게 하는가의 문제에 대한 해답을 제시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동양사상의 진수라고 이야기하는 유가사상 역시 자신에 대한 성찰과 타인과의 소통에서 무엇을 중심에 두고 살펴야 하는지에 대한 해답을 제시하고 있다고 보여 진다. 그렇기 때문에 복잡해져가는 현대사회의 인간관계 속에서 유가사상이 여전히 유효한 해결책을 제시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싶다.

이 책 ‘유가철학 이야기 100’은 유가사상에 근거를 둔 다양한 이야기를 뽑아내 그 이야기가 전개되는 과정을 밝히면서 유가사상의 진수를 알려주고 있다. 대부분 유가가상에 대한 이야기를 담은 책들이 유가사상의 핵심적 인물인 공자에 대한 이야기가 주류를 이룬 것에 비해 이 책은 공자를 비롯하여 맹자, 순자 등 당시 유가사상의 범주에서 활동했던 사람들도 비중 있게 다루고 있다는 점이 주목된다.

‘민유방본 - 백성이 나라의 근본이다’처럼 권력자들이 나라를 다스리는데 근본으로 삼앙 I할 것이 무엇인지를 말하는 것이나, ‘공경지신 - 자신을 낮추고 남을 높여야 입신한다’처럼 자기성찰의 문제와 ‘이신접인 - 신뢰를 바탕으로 사람을 대한다’처럼 인간관계의 중심에 무엇이 있어야 하는지에 대한 내용들이 대부분이다.

유가사상의 핵심은 ‘인간’에 대한 규정에 있다고 보여 진다. 앞에서 말한 개인의 성찰과 타자와의 관계가 그것이다. 이 책은 이러한 유가사상의 핵심적인 내용 100가지를 선별하여 이야기를 구성하고 있으며 그러한 이야기가 현대사회를 살아가는 사람들이 자신의 삶 속에서 바로 적용할 수 있는 내용들이다.

예나 지금이나 사람들이 살아가는 모습은 비슷하다. 희노애락을 더불어 살아가는 사람들과 나누며 사는 것이다. 또한 인간관계는 여러 가지 규정에 의해 처해있는 조건이 다르기에 그만의 역할이 있기 마련이다. 임금과 백성, 부모와 자식, 부부사이나 친구사이 등 이 모든 것의 발현은 곧 ‘관계’ 속에서 나타난다는 것이다. 유가사상의 핵심인 ‘인본주의’와 ‘천인합덕’ 역시 관계 속 철학인 것이다.

‘유가철학 이야기 100 : 인간과 관계의 철학’이라는 이 책은 그러한 유가사상의 핵심적인 내용을 다가가기 쉬운 이야기 향식을 풀어내고 있다는 점과 각 이야기 말미마다 ‘유가의 지혜’와 ‘유가의 지식’이라는 저자의 짤막한 해설의 글을 실어 유가사상에 대한 지식을 넓히는 것과 동시에 현실의 삶속에 적용할 수 있도록 한다는 점이 장점으로 보인다.

모두가 1등일 수는 없다. 모두가 1등일 필요도 없다. 현대사회는 누구나 1등을 할 수 있다는 환상에 사로잡혀 현실을 낭비하는 것이 핵심적인 문제가 아닐까 생각해 본다. 자연과 함께 더불어 살아가는 사람들이 서로 공존을 모색하며 그 중심에 바로 ‘나’와 ‘타자’ 그들 간의 ‘소통’을 둔다면 많은 문제점들이 해결될 것이다. 

글 속에 갇힌 사상은 의미가 없다. 글 속에서 나와 현실의 구체적인 삶속에서 구현될 때 비로소 그 의미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유가사상 역시 문헌 속 이야기가 아닌 우리들의 삶 속에서 살아있는 생명이길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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