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혁명 - 유럽의 지식과 야망, 1500~1700
피터 디어 지음, 정원 옮김 / 뿌리와이파리 / 201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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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17세기 유럽지식의 보고를 만나다
시간이라고 부르는 개념에 대해 생각해 본다. 결코 멈추는 일이 없는 시간의 흐름을 인간의 편리한 사고를 위해 단위를 설정하고 구분하여 때와 때 사이를 이어가고 있는 것이 바로 시간이라는 개념이 아닌가 싶다. 특히, 역사의 긴 흐름에 묻힐 수도 있는 특정한 변화를 이해하기 위해 인위적으로 구분하고 그 시간대를 규정하는 특정한 단어를 떠올릴 때면 그 유용성을 대한 가치를 발견하곤 한다.

인류가 이룩한 문명과 과학의 산물에 대해 이렇게 특정한 시간대를 설정하고 그 시대를 특징짓는 일은 결국 그 시대를 살아갔던 사람과 자연의 관계에서 얻어낸 사람들의 업적에 대한 규정을 하기 위해서가 아닌가도 싶다. 하지만 그렇게 규정하는 시간대 역시 규정하는 사람들에 의해 다소 편향적인 치우침이 있을 수 있다는 점을 잊지 않아야겠다. 그러한 치우침은 인류 역사에 대한 평가를 할 때 현재의 지배적인 위치를 점하는 특정한 지역에 편중된다는 점이다. 인류가 이룩한 철학, 과학, 사상 등 굵직한 인문학적 접근을 시도할 때 서양의 관점에서 모든 인류의 업적을 바라보는 점이 바로 그러한 치우침이 아닌가 싶다. 어찌되었던 서양의 업적을 무시하고자 하는 말이 아니고 상대적으로 우위에 서 있었던 당시 동양의 철학, 사상, 과학 기술 등에 대한 평가절하를 하지 말자는 의미다.

‘과학 혁명’은 인류의 역사를 이야기할 때 반드시 언급되는 특정한 시기인 16~17세기의 이야기를 담았다. 유럽의 이 시기는 르네상스로 대표하는 다양한 철학, 사랑, 과학, 문화, 예술 등의 업적과 성과를 이어받고 보다 창조적이고 진취적인 도전의 결과가 집약된 시기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시기의 규정을 ‘과학혁명이 일어난 시기’라고 칭하고 있는 것이다.

저자 피터 디어는 16~17세기에 일어난 혁명적 전환을 ‘과학적 사유와 실천의 근본적 전환’으로 규정한다. 이 시기의 대표적인 과학자들로는 코페르니쿠스, 케플러, 갈릴레이, 데카르트, 뉴턴 등 누구나 알 만한 사람들이 활동하던 시기였다. 이는 지난 시기 사회를 규정하고 있던 사상의 변화를 필두로 하여 사고의 전환이 혁명적으로 일어났으며 이러한 사유의 전환을 실천적으로 이끌었다는 특징을 들고 있다. 이러한 ‘실천적 지식’을 바탕으로 사회 전반에 걸쳐 대 전환이 이뤄졌다고 파악하는 것이다. 특히, 이러한 맥락에서 시대의 파악을 16세기를 '과학적 르네상스'로, 17세기를 과학적 혁명의 시대로 보고 있다.

갈릴레이의 ‘운동에 대하여’, 코페르니쿠스의 ‘지동설’을 비롯하여 인류 과학사의 커다란 변환이 이뤄진 시기가 바로 이 시기다. 이렇듯 그동안 과학의 관심이 알 수 없는 자연현상에 대한 설명에 있었다면 이 시기부터 인간이 ‘자연을 지배하고 통제’하는 방향으로의 전환을 이뤘다는 점이다. 이는 사고의 혁명적 변화였다. 즉, 과학이 차츰 실용적 지식에 집중하게 되면서 근대 과학의 출발점이 되었다는 점이다.

이 책은 왜, ‘유럽의 지식과 야망, 1500~1700’년이라는 타이틀을 붙였는지에 대한 이유를 알게 한다. 오늘날 인문학이라 부르는 학문들의 중심적인 관심사가 무엇이었고 그 학문들이 상호간 영향을 미치면서 성과를 축적하고 이를 바탕으로 사회 자체가 변화했다고 파악한다면 그야말로 16~17세기 유럽의 지식을 총 망라하고 있다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닐 것이기 때문이다.

저자는 이 책의 발간 목적을 대학에서 강의에 사용되도록 했다고 한다. 이러한 점은 과학의 다양한 주제와 쟁점을 포괄적으로 설명하면서도 그 중요한 업적과 성과를 포괄적으로 소개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 점이 분명 처음 과학사를 접하는 사람들에게 입문서이면서 개론서의 역할을 톡톡히 할 것으로 기대되는 점이다.

인문학 특히 과학이나 철학 사상 등이 어려운 것이라는 편견으로 접하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최고의 입문서가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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