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의 눈에서 희망을 본다 - '굶는 아이가 없는 세상'을 꿈꾸는 월드비전 희망의 기록
최민석 지음, 유별남 사진 / 조화로운삶(위즈덤하우스) / 201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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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마음의 빗장을 열고 나도 희망을 찾고 싶다
내가 모르는 세상을 참으로 많다. 좁은 땅에서 태아나 한 번도 국경을 넘어보지 못한 사람으로 세상을 제집처럼 드나들며 새로운 경험을 하거나 이 땅을 벗어나 인류애를 실현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는 먼 나라 사람들의 먼 이야기로 밖에 들리지 않았다. 보이지 않은 세상, 아니 내가 보지 못하는 세상은 국경을 넘어서 가는 나라만은 아니다. 좁은 내 시야를 벗어난 그 어느 곳이라도 내겐 또 다른 세상이며 다른 세상을 살아가는 사람들이다.

텔레비전을 잘 보지 않은 나로서는 어쩌다 보게 되는 그 화면속의 생경한 모습들이 싫어 외면하는 장면들이 있다. 거창한 이름을 가진 구호단체에서 외국 어느 외면하고 싶은 사람들의 모습을 비춰주고 또 그곳에서 눈물 흘리는 유명한 사람들의 모습을 통해 내 애써 외면하며 살아가는 내 불편한 심기를 건드리기 때문이리라. 화면 속 그들의 모습을 이렇다 저렇다 판단하여 시비를 걸 마음은 추호도 없다. 하지만, 불편해지는 속내는 가득이나 움츠려드는 어깨를 더 움츠리게 한다. 왜 그럴까? 

‘너의 눈에서 희망을 본다’라는 제목에서 상상하는 그 무엇과 어쩜 상반되는 느낌의 월드비전 60주면 기념으로 발간한 홍보책자라는 타이틀이 어색한 것일까? 1950년 한국에서 태어나, 2010년 세계에 희망을 심고 있다는 월드비전의 활동상을 담은 이 책 속에는 월드비전이 국제구호를 실천하고 있는 대륙별 나라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굶는 아이가 없는 세상’을 꿈꾸는 희망기록에는 볼리비아, 보스니아, 네팔, 베트남, 케냐, 에디오피아 사람들의 눈물겨운 삶이 담겨 있다. 그들은 상상을 초월하는 고난과 역경을 딛고 희망을 일구어가는 사람들이 있고 그 속에 특히 자진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삶을 살아가야 하는 어린아이들의 초롱초롱한 눈망울이 있다. 

밝게 웃는 아이들의 문망울이 있기에 국내 후원자 40만 명의 눈망울도 비록 알지는 못하는 사람들이지만 그들을 닮아가고 있는 것이 아닌가 싶다. 3만원이라고 한다. 국제구호에 후원하는 사람들이 매달 보내는 금액 3만원은 그리 크지 않은 액수다. 몰라서 못하고 혹 알고 있더라도 생활에 바빠 잊어먹고 귀찮은 일처리가 될지도 모른다는 어쩌면 지극히 개인적인 사고의 산물로 지금까지 한 번도 후원금을 낼 생각을 해 보지 못한 나로서 책 속에 보이는 아이의 밝은 눈동자보다는 그 아이를 가슴에 묻고 살아가야 하는 ‘엄마’의 눈물에 머물고 있다.

며칠 전 뉴스에 등장한 한 유명인의 음주운전과 관련된 소식을 접하며 그 유명인이 어느 날 텔레비전 화면 속에서 말도 통하지 않는 아이와 함께 울던 모습이 교차한다. 이율배반적인 모습으로 그나마 좋은 느낌의 이미지가 한 순간 멀어졌다. 나를 포함한 세상의 모든 것이 이율배반적이라고 한다면 억측일까? 그렇더라도 내안에 머물고만 있는 세상과 이웃을 향한 긍정적인 마음이 이제 밖으로 나올 수 있었으면 싶다.

이 책은 나름 성공적이다. 나 같이 빗장 걸린 마음을 열어 뭔가를 할 수 있을 것이라는 마음을 얻었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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