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다는 것과 사랑한다는 것 - 행복한 삶을 위한 인문학
김종엽 지음 / 가즈토이(God'sToy) / 201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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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무엇으로 살아가는가?
내가 왜 사는지 모르겠다는 자조 섞인 하소연을 하는 사람들을 주변에 제법 많다. 뒤도 돌아보지 않고 목표를 향해 달려왔는데 어느 순간 ‘나는 뭔가’라는 물음 앞에서 무너지는 것이리라. 우리가 살아가는 현대사회는 이렇게 자신을 돌아보지도 못하게 몰아붙이는 각박한 사회다. 그런 사실도 인지하지 못하는 사이에 많은 시간이 흘러왔고 어쩌면 그러한 삶이 당연하다고 생각해 온 것이다. 옆 사람 누가 강요하거나 스스로의 선택이 아니라 사회적 분위기에 적응하다보니 그렇게 살아온 측면이 많다. 

점차 안정되어가는 생활, 사회적 지위나 경제적 여건도 마련되면서 자연스럽게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이 생기게 되고 그로부터 스스로를 돌아보는 성찰의 기회 또한 많아지는 나이가 되면 누구하나 이러한 질문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 그래서 자신의 내면에서부터 인정할 수 있는 ‘나는 누구인가’에 대한 해답을 찾으려고 한다. 하지만 그것 역시 만만찮은 조건에 있는 자신의 처지로 인해 쉽지만은 않은 현실임을 자각하게 된다.

그렇다면 어떻게 무엇으로부터 시작해야 하는 것일까? 이러한 물음에 대한 해답을 찾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조용히 내면으로 들어가는 시간을 갖고자 한다. 이러한 문제의 해답을 제시하는 각종 프로그램에 참여하거나 서적을 참고삼아 도움을 받지만 그렇다고 당장 해결되는 것도 아니기에 좌절하는 경우가 많다.

‘안다는 것과 사랑한다는 것’의 저자 김종엽은 이 책을 통해 바로 이러한 딜레마에 처해 있는 현대인에게 그 해답의 실마리를 제공하고 있다. 독일에서 철학을 전공하고 대학에서 학생들에게 강의했던 것을 기초로 만들어진 이 책은 사람들이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가는 과정에 반드시 주목하고 가야 할 명제들을 언급하고 있다. 진리와 자기 정체성, 안다는 것과 사랑한다는 것, 동일성, 자유, 사랑의 질서, 지혜, 죽음, 안락사와 그 철학적 성찰이라는 주제를 살펴가며 인간 기본적인 욕구인 ‘자유와 행복’을 담보로 하는 자아의 실현으로 안내하는 것이다.

인간이 자연으로부터 부여받은 생물학적 욕구를 충족하는 과정으로부터 자유스러워지면서 자연스럽게 자기 정체성의 확보와 자아의 실현이라는 철학적 명제를 스스로 떠안게 되었다. 인류의 역사가 이어져 온 시간만큼 오래된 이 문제는 눈 밝은 사람들에 의해 다양한 사상과 그 해결책을 제공받았지만 현대사회에 들어 사회적 환경의 변화로 많은 사람들이 현실적인 자신의 문제로 생각하고 있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저자는 이 책에서 정체성 확보와 자아실현이라는 일련의 명제를 풀어가는 방법으로 서양 철학의 성과물들을 제시하며 자신의 이론적 근거를 제시한다. 일반 독자의 수준으로서는 이해의 범주를 벗어난 부분도 있지 않나 싶을 정도로 읽어가지 어려운 점도 있다. 그렇더라도 사회적 인간으로 살아가는 자신의 조건을 잘 파악하고 그로부터 자신의 존재감을 확인하며 정체성 확보의 길로 나아가게 하는 자기성찰의 기회를 제공해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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