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의 꿈

임의진 시, 수니 노래


초록별 뜬 푸른 언덕에 나무 한 그루 되고 싶었지
딱따구리 옆구리를 쪼아도 벌레들 잎사귀를 갉아도

바람이 긴 머리 헝크러 놓아도 아랑곳없이 그저 묵묵히
나무 한 그루 되고 있었지 아름드리 어엿한 나무가

만개한 꽃처럼 날개처럼 너를 품고 너희를 품고
여우비 그치고 눈썹달 든 밤 가지 끝 열어 어린 새에게

밤하늘을 보여주고 북두칠성 고래별 자리
나무 끝에 쉬어 가곤 했지 새파란 별똥 누다 가곤 했지

찬찬히 숲이 되고 싶었지 다람쥐 굶지 않는 넉넉한 숲
기대고 싶었지 아껴주면서 함께 살고 싶었지


보석 같은 꿈 한 줌 꺼내어 소색거리며 일렁거리며
오래 오래 안개 속에서 기다리고 있었지

나무 한 그루 되고 싶었지
나무 한 그루 되고 싶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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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득,
울림이 강한 노래를 듣게 된다.
단어가 주지 못하는 감정을 담은 음색이 더 진하다.
그렇게 가슴으로 들어온 노래는
며칠이고 가슴 깊이 머물머 떠나지 않고
끝내는 누구에게라도 전하고서야
살그머니 멀어져 가곤 한다.

'나무의 꿈'은 무등산을 품에 안고 살아가는
사람들의 마음을 담고 싶어하는
텔레비전 공익광고에 등장했다.
무슨 노래지? 몇번 이고 찾아봤지만 ...오늘에서야
나무의 꿈을 노래한 시와 음악을 접할 수 있었다.

한 겨울 봄을 준비하는 나무의 마음이 새싹으로 나오고
그 나뭇잎에 사계절을 다 담은 마음을 어쩌지 못해   
이제는 다시 땅으로 떨어지는 계절이 다가온다.
나무는 그렇게 한 해를 보내고 있는 것이다.

나무를 꿈꾸는 사람의 마음이 이런 것일까
몇번이고 되풀이 해서 들어도 들어도
다시금 울림이 바람결에 떨리는 나뭇잎처럼
잔잔하게 울리고 있다. 


저 먼...하늘 끝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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