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대한 영화감독들의 기상천외한 인생 이야기
로버트 쉬네이큰버그 지음, 정미우 옮김 / 시그마북스 / 2010년 8월
평점 :
절판


흥미를 넘어선 영화감독들의 이야기
창작을 업으로 하는 작자들의 대부분은 자신의 창작물에 등장하는 주인공들보다 더 일반인들에게 알려지게 된다. 각종 문학작품이나 그림, 사진 등에서 보여주는 작가들의 사상과 가치관을 작가가 만들어 놓은 작품 속 주인공의 이야기를 통해 자연스럽게 작가로 이야기가 집중되는 구조를 가지게 된다. 그렇기에 아무리 유명한 문학작품일지라도 작품속 주인공 보다는 작가의 이름이 먼저 떠오르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같은 예술작품을 창작하고서도 창작물의 주인공을 더 돋보이게 하는 분야가 있다. 아마도 많은 사람이 쉽게 생각하듯 영화분야가 아닌가 한다. 물론 문학 분야에서 한 작가의 작품을 찾아 그 작가의 모든 작품을 읽어가는 사람들이 있는 만큼 영화분야에서도 그런 사람이 분명하게 존재할 것이며 최근 배우보다 감독이 더 유명해지는 경향성을 보이기도 하지만 일반인에게는 최근에 이르러서야 벌어지는 일 정도로 여겨지지 않을까 싶다.

지극히 평범한 일상을 살아가는 사람에게 이런 작가들이나 영화감독들이 마냥 부러울 때가 있다. 같은 것을 보고도 깊고 따스하며 설렘이 있는 다양한 감정을 이끌어 낼 수 있는 그들의 눈과 가슴이 그것이다. 분명 그들은 그들만의 언어로 세상을 보고 표현하는 것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드는 것도 그런 부러움에서 오는 말일 것이다. 

이런 영화감독들의 일상을 속 시원하게 말해주는 책을 만났다. 시그마북스의 ‘한 영화감독들의 기상천외한 인생 이야기’가 그것이다. 이 책에는 세계영화사에서 커다란 발자국을 남긴 36명의 감독들의 생생한 인생 이야기가 있어 평소 궁금했던 그들의 이야기를 접할 수 있게 한다. 1875년 데이비드 워크 그리피스 감독을 시작으로 1963년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이 이르기까지 그들이 태어난 시대 순으로 정리된 이 책은 영화감독의 이야기이기에 영화와 관련된 이야기들이 중심이지만 그들의 잘 알려지지 않은 사생활에 더 흥미가 간다.

영화판의 사람들은 감독과 배우를 비롯하여 모든 사람들이 대중적 인기를 먹고사는 사람들이기에 대중적 시각에 대해 다분히 즉각적인 반응을 보일 수밖에 없지만 인기와 흥행이 곧 경제적 부와 사회적 지위를 높여주기에 그들의 생활은 베일에 감춰지기 마련이다. 그 감춰진 이야기를 담아내고 있다는 점이 이 책이 주는 가장 큰 매력이 아닌가 싶다.

이 책에는 알프레드 히치콕의 아버지의 이야기, 데밀의 여성편력, 무성영화시대의 전설 채플린의 롤리타 성향, 애니메이터 디즈니 등 많은 감독들이 보여준 인종차별주의 그리고 섹스와 마약, 캐스팅 카우치, 폭력 등이 판치는 속의 영화감독들의 이야기지만 한편으로는 그들이 살아가는 영화판 전체 속의 살아있는 이야기들이다. 또한 이 책에는 이렇게 유명한 감독들만 등장하는 것은 아니다. 할리우드 영화판에서 벗어난 저예산 영화, 여류감독 등 영화감독의 언저리에서 간독을 지향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도 담고 있어 그 의미성을 더한다고 본다.

영화에서 감독이 차지하는 지위의 막강함으로 인해 감독과 관련된 캐스팅이나 영화 촬영과정에서의 감독들의 독특함 등이 우선 주목되지만 그 외 일반인이 알기 어려운 그들 내부의 인간관계에서 오는 일화들 역시 작품을 통해 형성된 감독에 대한 이미지와 꼭 같은 것으로 연결되지 않음도 알게 된다.

다소 흥미위주의 부정적인 이야기가 전부를 차지하고 있다고도 보이는 이 책속에 등장하는 영화판의 이야기는 먼 이웃나라의 그들만의 이야기가 아님을 우리도 이미 알고 있다. 한국영화판에서 벌어지는 이와 비슷한 이야기들을 접하면서 대중문화의 꽃을 창출하는 그들이 보여주어야 할 대중문화의 선도자로써 긍정적인 모습을 이야기하는 것이 어불성설이 아니길 바랄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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