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추전국 이야기 2 - 영웅의 탄생 춘추전국이야기 (역사의아침) 2
공원국 지음 / 역사의아침(위즈덤하우스) / 2010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문공-영웅, 여우의 마음을 가진 사자
춘추전국시대 550년은 우리나라 왕조가 보여주었던 그 역사와는 사뭇 다르다. 한 왕조가 그 시간을 이어온 것이 아니라 우후죽순 격으로 흥망성쇠의 부침을 보여주고 있다. 그 중심에 패권을 향한 인간의 욕망이 극단적으로 보인다. 이는 권력을 쟁취하기 위한 수단으로 ‘전쟁’을 필수로 동반하는 과정이었다. 치열했던 전쟁의 과정과 그 속에서 죽어가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며 인간의 삶의 목적이 무엇인지 알게 하기에 충분하다할 것이다. 

그렇다고 이렇게 사람의 목숨을 담보로 한 전쟁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춘추시대에 그 많은 사상가들이 등장하여 동양 철학의 근간을 만든 제자백가도 출현하게 된다. 난세에 목숨을 건 싸움도 있지만 그 혼란스러움을 극복해 가려는 사상적 토대가 갖추어 진다는 점을 보면 인간이 가지는 무한한 힘을 알게 한다.

‘춘추전국이야기 1’ 이 고대 인류 역사의 과정을 출발점으로 하여 춘추시대 초반 초 주나라, 제나라, 초나라의 고대국가가 형성된 춘추시대 전기의 이야기를 제나라의 관중을 중심으로 살펴봤다면 ‘춘추전국이야기 2 : 영웅의 탄생’ 는 그 후 춘추시대 두 번째 패권을 장악한 진(晉)나라의 문공을 주인공으로 하고 있다. 춘추전국이야기 시리즈가 역사를 이야기하며 시간의 흐름 순으로 정리하기는 하나 인물 중심이기에 주목하는 인물 이외에 다양한 사람들이 출현하고 그들을 비교하며 읽어가는 재미를 제공하고 있다.

이 책부터 등장하는 인물의 특징이 ‘영웅’이러고 봐도 무방할 것 같다. 저자는 전편에 등장했던 관중은 영웅이라기보다는 성인에 가까운 사람이라 평하며 영웅의 조건으로 ‘여우의 마음을 가진 사자’와 같이 패기와 지략을 이야기 하고 있다. 춘추전국시대에 등장하는 수많은 영웅의 출발로 진나라의 문공을 시작으로 보고 있다. 그렇다면 진의 문공은 어떤 사람인가? 그는 불후한 환경을 이겨내고 우여곡절을 겪으며 패자의 자리에 올랐다. 19년에 걸친 망명생활 끝에 이후 패권을 다투게 될 진(秦)나라 묵공의 절대적인 도움으로 군주의 자리에 오른다. 

관중에 의해 춘추전국시대의 기초가 마련되었다면 이 영웅 문공에 의해 중앙집권 정치체제가 구축되었다고 보고 있다. 이 둘에 대한 평가 또한 차이를 보인다. 관중에 주로 경제적인 측면에서 살핀다면 당연히 문공은 정치적인 측면에서 살피고 있기에 흐름의 차이를 보이고 있다. 

춘추시대가 흘러가며 초와 제나라가 양대 권력으로 자리 잡은 상황이 변하고 그 사이 진(晉)과 진(秦)이라는 두 군사강국이 등장하며 새로운 판을 짜게 된다. 그 과정에서 살필 수 있는 것이 제후의 권력이 강했던 관중의 제나라에 비해 강력한 중앙집권적인 정치체제의 구축과 전쟁의 양상 또한 변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인(仁)이 통용되는 시대가 멀어지고 힘이 주가 되는 시대가 도래 한 것이다. 그 과정에서 영웅이 탄생한 것을 보여주고 있다.

저자는 문공이 영웅으로 등장하여 당시 패권을 잡을 수 있었던 근거를 중앙집권의 정치제도, 경제제도를 정비하여 국고를 확충하고, 군주를 중심으로 하는 확고한 관료제, 군제개혁을 통해 군대의 확충으로 정리하고 있다. 이를 기반으로 주변 약소 민족공동체를 병합하거나 제후국으로 관리하게 된다. 그 힘으로 초나라와의 전쟁을 승리로 이끌어 패자의 자리에 올랐다.

춘추전국이야기를 읽어가며 지리학적 중요성이 왜 대두되는가를 확실히 알 수 있다. 그래서 1권에 춘추전국시대의 지도를 부록으로 만들어 늘 각국 상황에 대한 지정학적 조건을 살펴볼 수 있게 하는 배려를 이해하게 된다. 흥망성쇠를 거듭하는 각 나라들이 중원을 차지하기 위해 국력을 총동원하고 있음을 군주들의 권력과 국민들의 삶의 열쇠와도 같은 것임을 확인한다.

저자는 친절하게도 춘추시대의 역사만을 이야기하고 있지는 않다. 각 상황에 대한 깊은 이해를 돕는 다양한 시각을 제공한다. 영웅, 전차, 전쟁 등 상황이 변화될 때마다 그 근간을 살피고 있을 뿐 아니라 늘 오늘날 우리가 처한 모습을 돌아보게 하고 있어 기원전과 현대를 이어주고 있다. 그래서 이 글이 더 실감나게 읽히는 것이리라. 

이후 본격적으로 그려질 춘추전국시대의 각 나라의 흥망성쇠 과정의 열쇠를 쥘 걸출한 영웅이야기가 더욱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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