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춘의 힘

성균관 유생들의 나날 1 - 개정판
정은궐 지음 / 파란(파란미디어) / 2009년 7월

청춘의 힘
젊음, 그 젊음을 대변하는 말로는 ‘열정, 꿈과 희망’이 아닐까 한다. 그 젊음의 생생함은 기존의 사회 질서와 타협하거나 순응하는 안일한 삶의 자세가 아니다. 무모하리만치 과감한 열정으로 삶을 개척해가는 것이 바로 그 청춘의 상징이 아닌가 한다. 이러한 청춘의 모습은 시대를 불문하고 어느 때나 있었다. 

처한 상황에 의해 규정되어지는 것이 사람들의 모습이지만 그 상황을 대처하는 사람들의 형태는 다양하게 나타난다. 이것은 언제나 사람들의 주목을 받게 되지만 뚜렷한 해답이 있는 것은 아니다. 그러기에 계층 간, 세대 간 갈등의 원인으로 제기되기도 한다. 이러한 사회적 문제를 바라보는 시각 또한 다르기에 청춘시절 그들이 가슴에 담은 뜻을 어떻게 펼쳐져 가는가에 의해 한 사회의 미래가 달렸다고 생각된다

[규장각 각신들의 나날] 조선시대 상대적인 정치적 안정과 문화의 중흥을 이뤘던 정조시대를 배경으로 하는 당시 청춘들의 삶과 사랑 그리고 꿈을 담아내고 있다. ‘규장각 각신들의 나날’은 전작 ‘성균관 유생들의 나날’의 후속편이다. 유교사회와 정치적 주도권을 둘러싼 당쟁 그리고 성균관에서 과거를 준비하던 유생들 사이에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았던 전작에 이어 이번 후작은 과거에 급제한 이후 벌어지는 상황에 대한 묘사이다. 

‘잘금 4인방’ 이선준, 김윤희, 문재신, 구용하에 윤희의 동생 윤식이 그리고 왕, 선준의 아버지 우의정, 재신의 아버지 좌의정 등이 규장각을 중심으로 하는 궐과 한양에서 벌어지는 이야기의 핵심을 이끌어가고 있다. 선준과 윤희의 결혼이 아버지에 의해 틀어지는 동안 우여곡절을 겪으며 규장각으로 배정받은 4인방은 왕의 숨겨진 의도에 의해 혹독한 신참례를 통과하여 각신으로 임명된다. 청나라 사신들의 접대에서 시를 짓자는 청의 사신의 요구에 왕이 4인방을 찾아오게 하여 나라의 위신을 세우고 4인방의 실력을 다시금 확인한다.

‘규장각 각신들의 나날’은 우의정을 비롯한 당상관들로 대표되는 사대부들과 4인방의 신진 세력 사이의 신구 갈등, 당파를 둘러싼 당파간의 대립과 왕권 사이의 대립, 신진 사대부들의 개혁정신 그리고 청춘들의 사랑을 포괄하는 내용의 전개는 치밀하지만 빠르게 진행된다. 또한 전편에서 벌어졌던 홍벽서가 다시 나타나 청벽서라 칭해지며 4일방의 앞날에 먹구름을 드리운다.

조선시대의 잘나가는 사대부 2세들이 펼치는 현대판 청춘 드라마 같은 이야기의 전개지만 그 속에서 벌어지는 권력자들의 모습, 사회의 부조리 등과 젊은이들의 꿈과 사랑에 대한 기분 좋은 이야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