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인 조르바 니코스 카잔차키스 전집 1
니코스 카잔차키스 지음, 이윤기 옮김 / 열린책들 / 200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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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와 욕망 그 경계에 선 인간
한 인간의 가치관을 규정하는 것으로는 어떠한 것들이 있을까? 태어나면서부터 원초적으로 갖게 되는 본성과 성장하면서 경험하는 과정에서 습득되는 사회적 성격, 자신이 살아가는 사회의 규범, 종교적 가치 등에 의해 규정된다고 보면 크게 벗어나지는 않을 것이다. 이러한 요인들 중에서 가치관 형성에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요인은 무엇으로 봐야할까? 같은 환경에서 자란 형제도 각각의 차이가 있기에 한 인간에게 미치는 이러한 요인들도 개인차를 보이기 마련이리라. 자신의 가치관과 사회적 규범이나 종교적 가치사이 충돌이 발생하는 경우 어떤 경향을 보이게 되는지의 문제 역시 많은 차이를 보일 것이다.

끝임 없이 자신의 존재를 확인하려는 것이 어쩜 인간의 본성 중 중요한 하나가 아닌가 한다. 시시각각 변하는 환경으로 인해 늘 도전 받는 한 인간의 존재에 대한 인식은 매 순간 당사자에게는 무엇보다 중요한 현실의 문제이기에 그리 간단한 일이 아니다. 아마도 이러한 것으로 인해 문학작품은 수많은 가정하고 이를 통해 전형적인 인간형을 창조해 내는 것인지 모른다.

니코스 카잔차키스의 작품 [그리스인 조르바]는 바로 ‘조르바’라는 한 인물을 통해 순간순간 닥치는 환경의 변화에 적응해가는 인간의 모습을 탐구해가는 과정이 잘 나타나 있다. ‘그리스인 조르바’의 작가 니코스 카잔차키스는 그리스의 크레타 섬에서 출생했다. 터키의 지배를 받던 상황, 종교적인 영향 그리고 동양과 서양 사이에 위치한 지리적 환경에 의해 많은 영향을 받는다. 이러한 경험은 그의 작품에 고스란히 담기게 되어 저자만의 독특한 작품으로 빛을 발하게 된다.

니코스 카잔차키스를 세계적인 작가의 대열에 오르게 한 그리스인 조르바는 주인공 ‘나’가 크레타 섬으로 가는 배를 기다리는 과정에서 조르바를 만나 동행하게 된다. 나를 두목으로 부르는 조르바와 이야기를 나누는 과정에 점점 묘한 매력에 빠져드는 나는 이후 섬 생활 대부분을 조르바에게 의지하며 직면한 환경에 적응하게 된다. 갈탄 광산을 운영하기 위한 두 사람의 생활은 늘 여성 그것도 과부에 대한 이야기가 빠지지 않지만 우여곡절을 겪으며 파산하게 되고 둘은 헤어지게 된다. 

돌장이, 광부, 행상, 옹기장이, 비정규 전투 요원, 산투르장이, 볶은 호박씨 장수, 대장장이, 밀수꾼 등 이것들이 조르바가 65살의 삶을 살아오는 동안 겪었던 일들이다. 오직 책 속에서 삶의 해답을 찾아가는 ‘나’를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서로 살아온 환경과 나이의 차이만이 아니다. 극단적인 신분의 차이와 그로부터 경험에 의해 얻은 가치관의 차이는 서로 소통의 과정을 통해 공감대가 형성된 두 사람은 이후 그들의 삶에 많은 영향을 주게 된다.

‘진정한 자유인’으로 평가되는 조르바에 대한 여러 사람들의 시각은 무엇을 말해주고 있을까? 자신의 가치관에 많은 영향을 끼친 사회의 규범이나 종교적 가치에 대해 거침없는 이야기를 쏟아내고 행동하는 조르바를 통해 어쩌면 대리만족을 하는 것이 아닌가 싶다. 자신을 둘러싼 제약조건에 자유롭지 못한 사람이기에 걸림 없이 행동하는 조르바를 손가락질 하면서도 부러워하는 이중성에서 스스로를 돌아보는 계기로 삼기도 한다. 

조르바의 거침없는 사고와 행동 그리고 사회적 규범과 종교적 가치관 사이에서 늘 망설이는 나 사이에 엇박자 같지만 이미 서로를 이해하는 두 사람은 사이 ‘진정한 우정’과도 같은 사이다. 죽음을 맞이하는 순간 ‘나’를 떠올리며 자신의 운명과도 같은 ‘산투르’를 유품으로 남긴 것으로 봐서 이는 조르바에게 더 강한 영향을 남긴 것 같다. 

인간은 자유와 욕망 사이의 경계에서 망설일 수밖에 없다. 결단을 내리고 행동으로 옮기게 만드는 동력은 어디에 있을까? 조르바의 삶을 통해 자신을 비춰보는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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