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루몽 1
조설근 외 지음, 안의운 외 옮김 / 청계(휴먼필드) / 200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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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루몽의 긴 여정으로 출발(홍루몽 1)
책은 그 속에 담긴 사람들의 마음이 무엇이냐에 따라 읽는 사람들로 하여금 많은 생각의 차이를 나타내곤 한다. 우리가 고전이라고 부르는 숫한 문학작품들이 오랜 시간 동안 살아남아 읽혀지고 그 운명을 이어가는 것은 바로 그 속에 담긴 사람의 마음에 시대를 불문하고 공감하기 때문일 것이다. 한마디로 고전이라 불리는 작품들 속에 살아있는 사람들의 마음을 알아가는 길 그것이 책을 읽는 마음의 근본이 아닐까 싶다.

이미 우리에게 익숙한 서양의 문학작품에 비해 우리와 비슷한 문화적 경향성을 가졌음에도 불구하고 동양의 고전은 그리 익숙하지 않다. 그 이유야 여러 가지겠지만 서양화가 바로 현대화라는 우리의 현대사와도 그 맥락이 같다고 봐도 크게 무리는 아닐 것이다. 이러한 문화적 편향성이 동양 고전 뿐 아니라 우리의 고전에도 소홀하게 만들었다고 생각한다.

동양고전의 백미로 꼽히는 작품 중 하나가 홍루몽이다. 그리 널리 알려져 있지 않기에 실제 그 내용을 알고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지 의심스럽다. 석두기, 금옥연, 금릉십이차, 정승록, 풍월보감 등 이렇게 한 작품에 다양한 이름이 붙여진 작품도 드물지 않을까 싶다. 만리장성과도 바꿀 수 없다고 할 정도로 그 가치를 인정받고 있는 홍루몽의 진가를 확인해 보고 싶은 마음이다.

홍루몽은 조설근의 작품으로 중국 청나라 때인 1754년 필사본이 나온 이래 수많은 간본과 속작을 만들어 낼 만큼 인기 있었던 작품이라고 한다. 18세기 중국을 배경으로 하면서 사회, 문화, 정치적 상황을 비롯하여 남녀 간의 애정문제 등 당시 사람들의 모습을 담아내고 있다. 등장인물만도 500여명이 넘는 방대한 이야기며 80여회가 넘는 이야기를 펼쳐내고 있기에 이야기의 흐름을 쫒아가는 것만으로 만만치 않을 것이다.

1권은 중국의 고대신화 여와보천에서 출발하여 이 소설의 주인공 가보옥이 성장해 가는 과정이 중심적으로 그려지고 있다. 가보옥의 출생의 근거를 제사하고자 등장하는 여와보천은 다소 혼란스러운 출발처럼 보이지만 읽어갈수록 그 가닥이 자연스럽게 잡혀간다. 당시 금릉의 양대 명문가 집안인 영국부와 녕국부의 사이에 인적 구성이 매우 복잡하지만 그러한 가문에서 출생한 가보옥의 이후 행보를 짐작해 가는 배경들이기에 흥미를 더해간다. 신화 속의 옥구슬을 물고 태어난 가보옥은 집안의 기대와는 상반되지만 행동으로 가족들의 시원찮은 시선을 받지만 뭔가 비범함을 간직한 미래를 엿볼 수 있다. 점차 몰락해 가지만 그 위세를 여전히 떨치고 있는 가씨 집안 틈바구니 속에서 성장하며 사람을 사귀고 꿈속에 나타난 선녀의 가름침 속에 운우지정도 나누지만 자신의 미래가 어떨지 상상도 못하는 아둔함도 그려진다.

1권까지는 주인공 가보옥의 탄생 그리고 이후 벌어질 행보를 예상하게 하는 배경을 그려내기에 소설을 읽어가는 순간순간 느끼는 극적인 재미보다는 이후를 궁금하게 만들고 있다. 복잡한 사람관계를 알 수 있도록 가보옥의 집안 가계도와 책의 말미에 있는 등장인물사전을 빈번하게 찾아보는 수고가 힘들지 않게 느껴진다. 또한 중간 중간 읽는 재미를 더해주는 삽화가 있어 등장인물들을 상상하는 보너스도 있다. 
12권 중 이제 2권으로 넘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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