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끝마을 아름다운 절
금강 지음 / 불광출판사 / 201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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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더 아름다운 곳 미황사
새해 첫날을 밝히는 눈부신 태양, 마지막 불꽃을 사르는 저녁노을, 호수 같은 바다, 고즈넉한 숲길, 화사한 꽃, 달콤한 향기 등 사람들에게 기쁨과 행복을 전하는 것은 무한정 많다. 그렇더라도 진한 감동으로 사람의 가슴을 채워가는 것은 그 무엇보다 사람들의 삶의 이야기다. 사람 마음의 진정성을 느끼게 될 때 오는 감동은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를 재정립하고 새롭게 형성하게 된다. 그렇게 형성된 사람관계는 새로운 모습을 창조하는 힘을 발휘하게 된다.

[땅끝마을 아름다운 절]은 바로 이렇게 형성된 사람관계에 의해 새로움을 창조했던 전형적인 모습을 이야기 하고 있다. 구도의 길을 걷던 한 스님이 버려진 것이나 다름없었던 사찰을 일으키고 사람들과 함께하는 공동체를 구성한 이야기다. 이 공동체를 이끌어가는 미황사 주지 금강스님이 겪었던 10여 년의 경험을 바탕으로 아름다운 절 미황사의 사계절과 하루 24시간을 담아내고 있는 것이다.

한문학당, 템플스테이, 참선수행-참사람의 향기, 괘불재, 산사음악회 이름만 들어서는 도심이나 대도시 인근 사찰에서나 있음직한 행사들이다. 이런 행사를 땅끝마을 한적한 산골 사찰 미황사의 주지 금강스님이 10년이 넘는 세월동안 끊임없이 대중과 만나 소통하는 계기로 삼은 것들이다. 천혜의 자연, 오랜 역사를 품고 있는 사찰 그리고 이것을 온전히 간직한 사람들이 있는 곳 그래서 더 아름다운 미황사가 종교의 벽을 넘어 세상과 사람들 사이에 소통하는 공간으로 의미 있는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기본을 보여주고 있다.

[땅끝마을 아름다운 절]속에 담긴 미황사의 모습은 지난 시간 그곳에 발길을 딛었던 시간으로 나를 이끌고 있다. 제법 넓은 절 마당에서 대웅전을 바라보며 병풍처럼 둘러있는 달마산, 대웅전 기둥에 스며있는 세월의 흔적, 붉디붉은 꽃을 통째로 떨어뜨리는 동백꽃, 절 마당에서 바라본 낙조, 부도밭 가는 길의 넉넉한 여유로움 등 무엇하나 있혀지지 않은 모습으로 남아있다. 그 중에서도 유난히 기억에 남는 것은 세월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 세월의 아름다움을 살며시 드러내고 있는 대웅전 기둥의 나무의 결 무늬다. 얼마나 많은 시간을 함께 했는지 있는 그대로를 통째로 보여주는 대웅전 기둥에서 세월의 무상함을 얻게 하고도 남는다.

본문 중에 어느 스님이 미황사를 방문하고 사하촌 어느 마을에서 동네방송을 통해 절에서 하는 행사를 안내하는 것을 듣고 놀라더라는 이야기를 접한다. 다른 곳에서는 상상도 못할 일이 가능하게 하는 곳이 미황사와 그곳에 상주하는 스님들의 마음을 대변하고 있다는 생각이다. 사람들이 사는 곳과 떨어져 있어야 하는 전통적인 사찰의 수행공간이라는 이미지와 현대에 맞게 사람들 속으로 끌어 내려와 공존하는 공간으로 탈바꿈해온 현대와의 접목이라는 양립하기에 어려운 두 문제를 한꺼번에 해결하는 성과를 보인다.

종교의 역할을 방기하지 않고 오히려 더 적극적으로 행사하면서도 오롯이 수행공간으로써의 기능도 지켜가는 모범을 창출했다. 대단하다는 말로는 부족한 무엇이 있다. 그 중심에 바로 사람을 중심에 두고 그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였던 것이다. 아름다움은 자연풍광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바로 그곳을 아름답게 만드는 사람에게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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