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메리카의 나치 문학 을유세계문학전집 17
로베르토 볼라뇨 지음, 김현균 옮김 / 을유문화사 / 200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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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의 새로운 형식
소설이라는 것이 가상의 현실을 통한 이야기의 전개라는 장치를 이용한다면 세상에 그 속에 담지 못 할 이야기는 없을 것이다. 이렇게 이야기를 만들어 가는 장치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며 소설가들은 다양한 방법을 사용한다. 그러한 방법들로 인해 독자들은 새로운 접근을 하게 되지만 때론 당황스러운 경험을 한다.

아직 익숙하지 않은 라틴아메리카 문학의 한 단면을 만나면서 그보다 더 당황스런 작가의 작품을 만난다. [아메리카 나치 문학]의 저자 로베르토 볼라뇨는 칠레 출신으로 태어난 곳에서 멕시코로 이주하여 성장한다. 성장 후 사회주의 정부를 돕기 위해 칠레로 들어가지만 곧 피노체트 정권에 체포되어 멕시코로 돌아온다. 그 후 아프리카, 스페인 등지를 떠돌며 생활한다. 이러한 경험이 작품에 많은 영향을 미치게 된다. 라틴아메리카의 정치상황과 떨어질 수 없는 삶속에서 나온 그의 작품으로는 멀리 있는 별, 야만적인 탐정들, 아메리카의 나치 문학, 2666 등이 있다.

[아메리카의 나치 문학]은 저자 로베르토 볼라뇨가 가상의 인물들을 통해 아메리카 문학에서 존재하는 문학의 극우적 경향성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이 책에 등장하는 30여명의 작가들이 다 저자의 만들어진 가상의 인물들이라는 것이다. 아르헨티나, 미국 등의 작가들을 설정하고 그들의 생몰연대와 작품, 일상적인 모습, 문단에 미친 영향, 작품의 분석 등 마치 살아 활동했던 작가들에 대한 평론을 제시하듯 치밀하고 지극히 사실적으로 구성되어 있다. 가상의 인물들이지만 멘딜루세가, 편력하는 영웅들 혹은 깨지기 쉬운 거울들, 저주받은 시인들, 미국 시인들 등의 저자의 시각으로 분류를 하고 분류에 속한 그룹에 대해 연관된 인물들에 대해 이야기를 전개한다.

처음 접하는 이러한 소설에 흥미로운 부분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에 못지않게 당혹스러움도 있다. 마치 사실을 보는 듯 한 착각에 빠져들게 하는 부분이다. 저자가 이러한 소설적 장치를 활용해서 표현하고자 하는 것이 무엇일까 하는 의문을 가져본다. 소리 소문 없이 사라진 작가들 반민주적인 정치권력, 폐론주의 등 당시 아메리카의 정치적 상황이나 문학적 성향에 의해 나타나는 사실에 대한 반영이 강하게 나타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작가가 작품을 통해 담을 수 있는 이야기들의 소재가 무한정 하다는 점을 확인하게 된다. 작가의 상상력이 얼마나 폭넓은 시대 상황을 담을 수 있고 그것이 미치는 파급력이 또한 어떤지도 알 수 있는 작품이다.
새로운 작가 새로운 작품을 통해 책을 읽어가는 분야를 넓혀가려는 독자의 요구를 충족시키기에도 충분한 요소가 있는 작품이라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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