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대종사들 - 큰스님 30인의 삶과 수행 이야기
한국불교기자협회 지음 / 조계종출판사 / 2009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스님, 신부, 목사 등 종교에 귀의해서 진실한 마음을 펼쳐가는 사람들을 볼 때 부럽기도 하고 나라면 그렇게 할 수 있을까 하는 마음이 들기도 한다. 자신이 믿는 종교의 교리에서 충실한 삶은 비록 다른 종교를 가진 사람일지라도 내면의 지향점은 같을 것이라고도 본다. 혹 종교간 갈등의 모습이 보이기도 하지만 나를 열어 세상을 온 몸으로 끌어안고 사는 사람들이기에 현실에서 오는 벽으로 인해 비롯된 것이기에 그렇게 중요한 문제는 아닐 것이다.

가끔 찾아뵙는 스님이 계신다. 늘 따스함으로 반겨 주시며 삶의 본질에 대한 질문을 하게 만들기도 하는 분이다. 그분이 내게 절집에서의 생활을 권유하신다. 이유야 여러 가지 있겠지만 부담되는 부분이기도 하다. 그렇더라도 삶의 본질, 나란 무엇인가 등의 사유에 있어 늘 망설이고만 있는 자신을 볼 때 내면의 깊이를 진작시킬 수 있는 진정한 스승일수도 있다는 생각이다.

겉으로 보이는 모습이 전부는 아니라는 말이 있다. 또 겉과 속이 같아야 한다는 말도 있다. 우리 눈에 보이는 스님들의 모습을 볼 때도 해당되는 말이 아닌가 한다. 주변에서 보는 모습을 통해 적잖이 실망하거나 심지어 종교에 등을 돌리게 되는 원인으로 작용하기도 하는 이해할 수 없는 모습을 어떻게 봐야하는지 여전히 의문이다.

[한국의 대종사들]은 이러한 의문이 해답을 주는 책인지도 모르겠다. 이 책은 오롯이 한길을 걸어가며 수행과 정진의 삶을 살아가고 그 속에서 참 나를 찾으려는 스님들의 이야기다. 불교계 관련 언론사에 종사하는 사람들의 모임인 한국불교기자협회에서 발행했다. 종교관련 가자들이 그동안 만났던 스님들을 찾아뵙고 그분들의 삶과 수행에서 얻은 선지식을 비롯하여 현실이라는 얽매어 힘든 삶을 살아가는 대중들에게 희망의 지침을 제시하고 있다.

이 책에서 소개되는 스님들은 대종사라는 품계를 받은 스님들이다. 대종사란 스님들에게 부여되는 최고의 법계(法階)로, 법랍 40년 이상의 비구로 종사(宗師) 법계 수지자 중에서 특별전형에 의해 선발된다고 한다. 이 책에는 비구 27명의 대종사와 비구니 명사 3인이 소개된다. 그야말로 교계 내에서 모범이 되는 큰 어른 스님들인 것이다. 

다른 종교와는 달리 유독 불교는 철저한 계율과 자기수행이라는 과제를 스스로 실천하는 종교다. 공부를 통해 깨달음을 얻든지 아니면 죽든지 양자택일 할 수밖에 없는 사지로 자신을 내 몰면서 얻고자 하는 것이 무엇인지, 그 험난한 수행의 길에서 얻은 것 역시 무엇인지를 담담하게 보여주고 있다. 책 속에 보이는 사진으로 만나는 스님들의 모습엔 각기 다른 외모와는 달리 한 가지 공통점이 있다. 모두 평안한 얼굴에 온화한 미소가 나타난다는 것이다. 마치 어린 아이 같은 미소를 보여주는 것으로만 보더라도 살아온 지난 삶이 고스란히 보이는 것 같다.

이런 저런 인연에 의해 삶을 살아가는 현실인의 눈으로 스님들을 바라볼 때 모든 부분을 다 인정하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삶 자체에서 스스로를 다스리고 대중들에 대한 따스한 마음을 실천하는 그들이 보여준 모습을 보고 따스한 미소를 지을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우리들의 삶의 지표로 삼을 수 있을 것이라 본다. 

한해를 마무리하는 마지막 날 철야정진 기도를 위해 칠불암으로 떠난다는 친구의 말에 마음만이라도 따라 보내고 싶은 심정이 든 것은 무슨 까닭일까? 오롯이 자기수행의 한길을 걸어가면 그들처럼 밝고 맑은 빛을 발하는 얼굴을 지닐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을 찾아본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