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묻는다. 나는 누구인가?

인간이란 무엇인가 ㅣ 과학과 사회 5
파스칼 피크 외 지음, 배영란 옮김 / 알마 / 2009년 4월

다시 묻는다. 나는 누구인가?
언제나 떠나지 않은 물음이 있다. 결코 답을 찾지 못하고 있는 ‘인간이란 무엇인가?’가 그것이다. 정확히 언제 부터인지 모르지만 [나란 누구인가], [나는 어떤 존재인가]라는 의문을 가지면서부터 인간에 대한 이해를 시도하는 노력은 오늘날까지 지속되어오는 물음이다. 거창한 철학적 인류학적 학문의 시도가 아니라 바람 앞에 갈대처럼 늘 흔들리며 변하는 내 마음에 대한 이해를 하기 위한 출발이 결국 내가 속한 영장류의 인간에 대한 물음으로 확대되어 가는 것이라 봐야 할 것이다.

인류의 역사가 지속되어온 이래 많은 현자들에 의해 인간은 무엇인가라는 물음에 답을 하기위한 노력은 끊임없이 지속되어 왔다. 하지만 여전히 그 명확한 답을 내놓지 못하고 있는 것은 왜 일까? 명확한 답이 있기는 한 것일까?

[인간이란 무엇인가]라는 이 책은 ‘인간이란 무엇인가’ ‘무엇이 인간을 특별한 존재로 만드는가’라는 물음에 대한 고고인류학자 파스칼 피크, 신경생물학자 장 디디에 뱅상 그리고 철학자 미셸 세르 이 3명의 학자들이 내 놓은 답을 모아 엮은 책이다. 3명의 학자가 각기 다른 접근법으로 인간에 대한 이해를 위한 그동안의 성과를 이야기 한다.
신경생물학자가 바라본 기억 : 인간, 세상에 대한 열정적인 해석자, 고인류학자가 바라본 인간 : 인류 태동기의 인간, 철학자가 바라본 인간; 인류의 시대 : 창조적 진화에서 진화의 창조자로가 그것이다. 각기 다른 접근이지만 인간에 대한 근본적인 이해를 위한 것이기에 그 지향점은 같다. 역사에서 인간이 출현한 시기와 진화론적 접근을 비롯하여 생물학적인 입장에서 인간에 대한 이해와 지연에 대한 지배력의 강화로 이어져온 인류 역사에서 지금은 그 지배력이라는 것이 어떤 역할을 하고 있는지 까지 이르고 있는 것이다.

내 기억 속에 인간을 구분하는 기준으로 직립보행을 하며 불과 언어를 사용한 것으로 남아 있다. 하지만 지금은 그 인간을 구분하는 기준이라는 것이 유명무실해지는 다른 동물들 속에 나타나는 여러 가지 동물행동의 분석은 더 이상 그것이 유일한 기준으로 자리 잡지는 못한다. 과학의 발전으로 인해 인간에 대한 많은 의문이 그 신비로움을 벗어나고 있는 현대에 이르렀지만 여전히 인간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물음은 그치지 않고 있다. 다른 동물과 인간을 구분하고 그 지위를 높여온 과학의 성과가 있지만 인간과 유사한 다른 동물과 차이점이 인간이 인감을 나타내는 유일한 기준은 아니다. 인간을 인간이게 하는 근본적인 기준은 무엇일까? 여전히 의문이다.

이 책에서 흥미로운 것은 진화의 끝이 인간은 아니라는 이야기다. 인간을 진화의 최종단계에 두는 발전 과정에 따라 진화가 이루어진다는 생각은 버려야 한다고 역설 한다. 지금의 인간이 있게 되기까지의 시간만큼 다시 시간이 흘러 인간의 모습이 지금과는 달라질 수 있을 것이란 추측이 가능하다. 또 하나 인간은 시간을 지배한다는 것이다. 인간은 시간의 지배를 받지만 과학의 발전 등으로부터 그 시간을 자신에게 굴복시키는 힘을 가졌다고 한다.

여전히 인간은 무엇인가에 대한 물음은 남아있다. 아니 오히려 과학의 발전으로 동물과 인간에 대한 이해의 폭이 넒어졌다고도 하지만 그럴수록 더 해답을 찾기가 어렵다. 다시 묻는다. 나는 누구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