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의 역사와 아이를 가지고 싶은 욕망 과학과 사회 1
피에르 주아네베로니크 나움 그라프 외 13인 지음, 김성희 옮김 / 알마 / 2009년 1월
평점 :
절판


족보를 만든다고 한다. 20여년 만에 새롭게 만드는 일이라 그간 죽고 태어났던 사람들을 나무에 가지를 만들고 열매를 달 듯 제법 많은 사람들을 문중이라는 동질성의 공간으로 등재하게 된다. 누구의 몇 대손인지 나를 중심으로 가계를 거슬러 올라 뿌리를 찾아보는데 가장 유용한 것이 바로 족보다. 족보는 자신의 뿌리를 이어온 흐름을 유지하고 지켜가려는 사회적 기능의 산물이 아닐까. 후손을 낳아 가문을 이어가는 생물학적인 이유보다 바로 한 사회에서 자리를 매김 하려는 사회적 요구가 더 많이 반영된 것이리라. 그렇지만 이것 또한 과학의 발전, 종교의 변화, 사회적 인식에 따라 달리 표현되어져 왔다. 남녀의 성적 결합에 기초한 아이의 출산에서 근본적인 변화를 맞이하는 시대에 살고 있는 것이다.

이렇게 후손을 낳아 자신을 이어가려는 욕심은 어디에서 연유한 것일까? 생물학적인 이유와 더불어 사회문화적인 이유가 공존할 것이지만 남녀 간의 성의 역사와 아이를 가지고 싶은 욕망의 근본적인 이유는 무엇일까?

[성의 역사와 아이를 가지고 싶은 욕망]은 성과 관련된 사회적 인식의 변화와 아이를 가지고 싶은 인간의 생물학적, 사회문화적 이유와 흐름을 찾아보며 그와 관련된 담론을 이야기하고 있다. 출산과 성, 혈통의 유지와 재생산에 관한 역사적 흐름에 따른 다양한 해석에 대해 의사를 비롯하여 인류학자와 역사학자, 종교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출산이 이성간의 성적 결합에만 국한되지 않은 과학의 발전에 이르러 기존의 사회적 인식이 변화되어 감이 인류의 역사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지에 대해서도 살피고 있다.

이 책은 이렇게 성과 출산에 대한 이야기를 출산의 역사, 문화와 사회, 상상 속의 혈통, 아이를 가지고 싶은 욕망과 부모가 되고 싶은 욕망 등의 주제로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통해 인류의 현재와 미래에 대한 전망을 제시하고 있다. 출산으로 이어져 왔던 혈통의 생산과 유지가 인공수정, 대리모, 입양 등 기존의 질서와는 다르게 변화되어 가는 현실에 대한 담론을 모으고 혈통에 대한 근본적 변화를 사회적으로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는지 사회적 총화를 시도한다고 본다.

우리 사회의 뿌리 깊은 남아선호 사상이 점차 무너지고 있다. 장자로 집안의 혈통을 이어왔던 그동안의 사회적으로 공유된 인식의 변화가 가장 큰 요인이 될 것이다. 여성의 지위와 더불어 여성 호주가 법적으로도 가능한 시대에 이르렀다. 혈통에 대한 인식이 변화해 간다는 증거일 것이다. 이 책에서 제시하는 이야기가 우리나라의 실제를 반영한 것은 아니고 세계적인 흐름에 대한 이야기이기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변화되어가는 상황도 결코 이와 다른 것은 아니기에 충분히 공감되는 내용들이다.

지구상 어느 나라보다 가족 공동체의 결속력이 강한 우리나라 사람들이 이렇게 변화되어가는 현실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부모와 가족에 대한 의미를 새롭게 만들어 갈 것인가에 대한 의미심장한 방향을 제시하고 있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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