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노자 잠언록 - 인위적으로 하지 말라 자연히 이루어진다
황천춘 엮음, 이경근 옮김 / 보누스 / 2009년 9월
평점 :
절판
인위적으로 하지 말라 자연히 이루어진다
살아가다 보면 누구나 마음을 빼앗겨 꼭 손에 쥐고 싶은 것들이 있기 마련이다. 그것을 얻었을 때는 기쁘고 행복하지만 얻지 못할 경우 답답해하거나 안타까움으로 발을 동동구루기도 한다. 무엇을 꼭 갖고 싶다는 그 욕망이 사람 마음을 흔들기 일쑤다. 그렇다고 모든 것으로부터 초월하여 아무것도 자지지 않고 생활할 수도 없는 일상에서 마음 흔들리지 않고 편안함을 유지하는 방법은 무얼까? 어떻게 그것이 가능한 걸까? 이것은 사람의 삶과 떨어질 수 없는 문제이기에 지혜로운 사람들은 늘 이러한 딜레마를 해결할 방법을 찾아왔던 것이다.
동양사상의 핵심 중 하나인 노자 역시 이러한 사람들의 딜레마를 해결하는 노력을 도(道)를 중심으로 살피고 그를 실천하기 위해 끝임 없이 노력한 사람이다. 그의 이야기 노자를 통해 한 발짝이라도 가까이 다가갈 수 있는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면 좋겠다. 노자는 중국 춘추시대 초나라 유명한 사관의 집안에서 태어나 주나라 왕실의 장서실 관리가 되었다. 많은 신화 속 인물로 태상오군, 도덕진군 등으로 알려졌다. 살아있던 당시부터 성인으로 알려진 그는 현실 정치의 온갖 폐단을 극복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하지만 세상에 도가 사라졌다고 판단하여 은둔 길로 가는 길에 윤희의 간청에 따라 5천 여자에 이르는 책을 남겼다. 바로 그것이 [노자]다. 이 책은 도경(1~37장), 덕경(38~81장]으로 두 권인데 이를 합본하여 [도덕경]으로 잘 알려졌다. 노자의 중심사상은 무위자연(無爲自然)으로 대표된다.
道可道 非常道, 名可名, 非常名(도가도 비상도, 명가명 비상명)
도를 도라고 말 할 수 있으면 영원한 진리(도)가 아니고, 이름을 이름 할 수 있다면 항상되고 지속적인 이름이 아니다.(본문 21페이지)
知人者智, 自知者明(지인자지, 자지자명)
남을 아는 이는 지혜로우며, 자신을 아는 이는 밝다.(본문 191페이지)
이 책 [노자 잠언록]은 노자의 사상 가운데 도덕경의 내용 중 오늘날 교훈이 될 만한 내용을 발췌하고 넓고도 깊은 철학사상, 물러날 줄 아는 처세법, 텅 비었으면서도 깊은 인생관, 무위의 정치 사상, 그칠 줄 아는 전쟁술, 탁월한 관리원칙 등 6가지 주제별로 나누고 알기 쉽게 풀이하여 노자 사상의 참된 정신을 알려주고 있다. 옛글로만 머무는 것이 아니라 그 이야기 속에는 옛 문헌이나 오늘날의 유명한 일화를 중심으로 이야기 해 주고 있어 어려운 원문을 이해하고 다가서기가 훨씬 용이하다.
또한 각각의 이야기 마무리에 서양의 명언을 함께 실어 한문의 이해력이 떨어지는 현대인들에게 동서양의 비교와 더불어 본 주제의 이해를 돕고 있다. 옛 성인의 지혜를 빌어 현대인들이 안고 있는 각 처지에 맞게 실용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실용서로도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들이다. 번역상의 문제라 보지만 문맥이 다소 미끄럽지 못한 점이 아쉬움으로 남는다.
노자의 본뜻을 제대로 이해하기엔 여전히 어려움이 많고 또한 조그마한 부분을 이해했다고 하더라도 아는 것을 실천하기는 더더욱 힘든 일이다. 나를 둘러싼 세상과 스스로 자신을 바라보는 눈부터 살펴 ‘너도 살고 나도 함께 사는 방법’을 이야기 하는 부분이 유독 가슴에 남는다.
세상과 스스로를 바라보는 마음이 이토록 명쾌하고 밝은 것으로부터 오늘날 우리의 복잡한 현실을 지혜롭게 살아갈 수 있는 밝은 빛을 찾을 수 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