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로코, 낯선 여행 beyond the travel 1
이혜승 지음 / 에디터 / 2009년 7월
평점 :
절판


더위에 지쳤던 마음을 살며시 내려놓고 높아져 가는 하늘을 바라다 본다. 사계절이 있어 참으로 좋은 땅에 살고 있음을 생각해 보는 계절이다. 여행이 사람들 앞으로 한발 짝 더 가까이 다가오는 시간인 것이다. 여행을 떠나는 사람들을 보면 지친 몸과 영혼에 쉼과 여유를 주기 위한 경우도 있지만 자신이 속한 세상과 스스로에게 닥친 문제로 소통의 단절일 경우도 있다. 도피란 이름의 여행이 될지도 모르는 경우다. 사람들은 어떤 경우 낯선 여행지를 선택할까?

지친일상, 감당하기 어려운 고통, 새로운 결단을 위한 잠시 머뭇거림... 낯선 곳을 찾아 떠나는 이유가 무엇이든 그곳에서 찾고자 하는 것은 결국 자신에 대한 희망이 아닐까. 그렇게 특별한 인연도 없는 곳을 선뜻 선택하고 찾아간 여행자가 있다. [모로코 낯선 여행]의 자가 이혜승이 그런 경우다. 낯선 곳을 찾아 저자가 펼쳐 보이는 일상으로 다가서 본다.

모로코는 아프리카 북서단에 있는 입헌군주제 국가이다. 1830년 프랑스령이 되어 1912년 프랑스와 에스파냐의 보호령으로 분할되었다가 1956년 3월 프랑스로부터 독립하였고, 4월에는 에스파냐가 보호령의 지배권을 포기하여 왕국이 발족되었다. 정식명칭은 모로코왕국이다. 수도는 라바트이며, 공용어로는 아랍어를 사용한다. 지브롤터 해협을 사이에 두고 유럽의 이베리아 반도와 접하고, 북쪽으로는 지중해, 북서쪽으로는 대서양에 면한다. 동쪽과 남동쪽으로 알제리와 접경하며, 남서단은 서(西)사하라와 국경을 접한다. 아무래도 저자에게만 낯선 나라가 아니기에 찾아본 모로코에 대한 정보다. 동서양 그리고 아프리카의 문화가 혼재된 나라라는 느낌이 강하다.

어느 길로 가야할지 더 이상 알 수 없을 때 그때가 비로소 진정한 여행의 시작이라는 니짐 히크메트의 말로 시작하는 [모로코 낯선 여행]은 이 모로코를 여행하고 느낀 저자의 심정을 고스란히 드러내고 있다. 낯선 곳에서 느끼는 우연한 동질감을 비롯하여 모로코의 문화와 사람들, 이방인으로 느끼는 낯설음 등 모로코를 처음 접하는 사람들에게 친절한 안내서를 자처한다. 이 책은 내용상 크게 두 부분으로 구분된다. 저자가 여행하며 느낀 모로코의 일상을 이야기 하는 것과 모로코를 여행하려는 사람들에게 자세한 모로코 안내가 그것이다.

주황색의 강렬함이 이끄는 이 책은 포토에세이 형식으로 구성되어 있다. 140여 일 간의 저자의 행적이 담긴 이 책은 모로코의 골목과 시장, 그들의 생활상을 엿볼 수 있는 모습, 그림보다 더 강렬한 인상을 전하는 사막의 모습 등을 담고 있다. 낯선 땅 모로코의 낯선 풍경, 낯익은 풍경 이야기 33편과 함께 교통이나 즐길거리 등 여행에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정보들도 제공하고 있다.

[눈에 보이는 것들을 따라가면 길을 잃고, 좌초할 것이다. 매번 변화하는 외양 뒤에 존재하는 항구적인 사막의 지도는 길잡이의 본능과 마음속에 펼쳐져 있다.](229 페이지)

무심히 지구본을 돌려 점찍은 곳으로 떠난 낯선 여행으로 저자가 가슴에 담아온 그 무엇은 미래를 희망으로 바꿔줄 지혜의 별을 찾았을까? 인생의 쉼표를 찍고 나서야 찾을 수 있는 희망이란 우리가 살아가야 할 현실로 돌아오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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