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있나요? 내 첫사랑들 - 외로움도 안나푸르나에서는 사랑이다
이종국 지음 / 두리미디어 / 200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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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네팔에서 만난 눈물과 웃음의 소통이야기
히말라야, 안나푸르나, 힌두교, 불교 이것은 내가 네팔이라는 나라를 떠올리면서 가장먼저 생각나는 것이다. 그만큼 피상적으로 밖에 알지 못한다는 말일 것이다. 그 네팔이라는 나라가 내 온 가슴으로 들어왔다. 한 사람에 의해서, 아니 한 사람이 네팔을 방문하고 그곳에서 경험한 일상을 전해주는 [잘 있나요? 내 첫 사랑들]이라는 한권의 책을 통해서다.

[잘 있나요? 내 첫 사랑들] 이 책은 여행기라고 하기엔 무엇인가 무겁고 긴 아쉬움이 남는 책이다. 저자가 네팔과 인연을 맺은 것은 방송 다큐멘터리를 찍기 위해 두 번, 그리고 다시 두 번의 마음에 이끌려 방문하였다. 그 과정에서 가슴속에 고스란히 담아온 마음을 그림처럼, 시처럼, 영화처럼 펼쳐내고 있다. 저자 이종국은 영어를 전공하고 방송국에서 프로듀서로 일했다. 방송 다큐멘터리를 찍기 위해 이곳저곳을 여행하며 잊을 수 없는 사람들을 만났고, 그 여정의 틈에서 세상에서 제일 좋은 건 역시 사람을 사랑하는 일이라는 걸 깨달았다고 한다.

[잘 있나요? 내 첫 사랑들]에는 사람들이 있다. 그 사람들의 따스한 마음이 책장마다 넘치다 못해 주체를 못할 정도다. 신혼여행을 해외 자원봉사로 대신하는 참 예쁜 사람 승복과 정여 부부, 힌두교의 신분의 굴레를 벗고 당당하게 결혼하고 자원봉사로 일생을 살아온 어디꺼리, 아마와 그 가족, 관광가이드로 살아가지만 자신만의 니르바나를 꿈꾸는 청년 라마, 빈곤층 네팔 사람 대부분이 그렇지만 해외로 돈벌러간 가족을 그리워하는 로지와 그 어머니, 기타를 몸처럼 아끼며 미래를 희망하는 셔러드와 그 누나들, 스쳐간 여행객을 잊지 못하고 기다리는 청년 인드라, 네팔 최초 거리 사진전의 주인공 여섯 명의 아이들 그리고 온갖 사연을 안고 살아가지만 늘 따스한 가슴으로 밝은 웃음을 보이는 수많은 사람들이 있다. 물론 그 중심에 저자 이종국과 찬란한 빛이라는 뜻의 이름을 가진 디빠의 어쩌지 못하는 애절한 마음이 머문다.

정치적 혼란, 경제적 빈곤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이지만 순수의 땅 네팔은 히말라야 만큼 넉넉한 품으로 희망을 안고 있다. 낯선 환경에서 낯선 문화와 부딪치는 어쩔 수 없는 것을 빼고는 가슴으로 온전히 받아 안은 저자의 눈에 비친 네팔이라는 나라다.

[아무도 꿈을 묻지 않는 세상입니다. 행복의 경험도 방법도 흐릿합니다. 오늘 그는 경험을 나누기 위해서가 아니라 잊지 않기 위해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사람이 있어 행복하다고…….] 권해효(배우)

이 책을 읽은 배우 권해효의 추천사다. 저자와 같은 가슴을 가진 한 사람이라는 공감이다. 한 사람의 가슴을 통째로 들었다 놓은 나라, 네팔은 생애 처음이자 마지막이라는 이 책을 통해 저자에게 인생의 보물섬임을 확인하게 된다.

책장을 넘기는 시간이 쉽지 않았지만 단숨에 읽은 책이다. 책장을 덮으며 묘한 기분으로 한참동안 이제 막 가을임을 알게 하는 먼 하늘만을 저자가 바라 본 네팔의 하늘인 량 바라보게 된다. 가슴 따스한, 눈물과 웃음이 소통하는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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