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인 6색 인터뷰 특강 인터뷰 특강 시리즈 6
금태섭 외 지음, 오지혜 사회 / 한겨레출판 / 200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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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속 있게, 유쾌하게, 똑똑하게 화내기
사람의 심리적 상태를 억압하는 요인은 참으로 많다. 한 개인의 일상적인 일일수도 있고 사회적으로 만연하는 사회적 병리현상일 수도 있다. 예전 사회는 개인적인 일들에 의한 억압적인 경험이 많았다면 현대사회에 들어서면서 집단적, 사회적 요인에 의해 발생하는 조건이 훨씬 많아졌다고 생각된다. 숨죽이거나 체념하거나 어쩔 수 없다고 포기하거나 개인적으로 ‘화’를 내는 등 이 요인들을 대하는 개별 사람들의 방식은 각기 다르다. 사회적 현상이나 권력에 의해 발생되는 개인에 대한 억압적 요소는 그 해결 방법을 찾아내기가 쉽지 않다.

이러한 상황에 대해 시대를 대표하는 논객들의 이야기가 있다. [화 : 6인 6색 인터뷰 특강]은 한겨레 인터뷰 특강으로 진행된 진중권, 정재승, 금태섭, 홍기빈, 안병수, 김어준의 6명이 이야기하는 ‘화’나는 시대상황에 대해 ‘올바르게 화’낼 수 있는 방법과 방향에 대한 메시지를 담고 있다. 일상에서 자신만의 독특한 메시지를 전달해 왔던 사람들이기에 기대하는 바가 크다.

논쟁에 참석한 사람들은 각기 다른 분야에서 왜 화를 낼 수 밖에 없는 상황인지, 이러한 상황에서 어떻게 화를 표출하고 실천해 나아갈 것인지 구체적으로 제시하고 있다. 황우석 사태와 촛불 시위을 통해 [대중은 왜 화났고, 그 화는 어디로 가는가?]의 진중권, 뇌 과학자의 눈으로 본 [우리 뇌에서 화가 만들어지는 메커니즘]의 정재승, 자신이 사형폐지론자임을 전제한 뒤 [흉악범과 사형제, 누가 더 나쁠까?]의 금태섭, 동양의학의 경전인 황제내경의 화에 대한 이야기를 통해 [꽉 막힌 돈, 답답한 세상 꿰뚫어보는 법]의 홍기빈, 먹거리 선택이 정치적인 행동임을 말하며 [고통 받다 미친 음식의 복수, 화를 피해가려면?]의 안병수, 해맑은 정부를 향해 웃으면서 화내는 방법을 이야기 하는 [제대로 화내려면 웃어봐, 건투를 빈다]의 김어준까지 각기 독특한 처방을 내 놓고 있다.

6사람 모두 관심가는 이야기지만 그 중에서 단언 김어준 식의 화내는 방법이 끌린다. 당사자는 웃지 못하고 모든 사람이 다 웃는 촌철살인의 패러디야 말로 답답하고 우울한 세상살이에 쌓여있는 억압적 요소를 확실하게 풀어가는 방법이 되지 않을까 싶다.
물론 지금 당장 화나는 상황에서 순간적으로 화를 푸는 방법이 아닌 ‘화’나는 상황을 근본적으로 해결하는 방법에 대한 모색과 그 해결방법으로 실천해 가는 것이 중요하겠지만 쉽지 않은 일이고 더욱 혼자서 할 수 있는 일을 지극히 협소하기만 하다. 그렇다고 마냥 손 놓고 당하고만 있을 수 없기에 당장 머리끝까지 치솟아 오른 화를 풀어내는 방법을 찾는 것 역시 중요한 일이다.

[웃으면서 화를 내려면 두 가지가 필요한데요, 먼저 그 사태의 본질을 정확하게 통찰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러지 않고선 도저히 웃을 수가 없습니다. 또 하나는 그렇게 파악된 본질을 가지고 놀 줄 아는, 좀 시큰둥한 삶의 태도가 필요해요](270페이지)

6명의 논객들이 이야기 한 ‘실속 있게, 유쾌하게, 똑똑하게 화내기’를 통해 집단적 정신장애까지 겪게 만드는 우리사회를 살아가며 답답한 가슴 쓸어내리는 사람들이 우리의 미래는 살아갈 만한 희망이 있으며, 그 희망을 우리 모두가 함께 실현해야 한다는 다짐을 하게 만드는 기회로 삼을 수 있길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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