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대한 실험

물리학의 진로를 바꾼 40가지 위대한 실험 - 그들의 실험은 세상을 어떻게 변화시켰나?
김기태 지음 / 하늘아래 / 2009년 7월

익숙한 길에서 어느 날 문득 전혀 새로운 무엇인가를 발견하고 놀라움과 새로움을 느끼게 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실험실이나 여타 장소에서 머리를 싸매고 있는 과학자들도 그러한 일상 속에서 발견하는 새로운 사건이 세상을 놀라게 하는 커다란 계기를 만들게 되는 경우 역시 있을 것이다.

평소 접하지 않았던 분야의 책을 읽을 때는 새로움에 대한 기대나 내용상 어려움 때문에 주저하게 되는데 이 책 [물리학의 진로를 바꾼 40가지 위대한 실험]은 읽어 가는데 있어 대단히 어려움을 느꼈다. 평소 친숙하지 않은 분야라 그런 것도 있지만 열역학, 현대물리학, 고체물리학, 양자역학, 핵물리학 등 전문적인 지식이 필요한 부분이 많아 내용 자체를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 과학사적으로 의미 있는 중요한 실험과 원리들에 속하는 세상을 바꾼 40가지 위대한 실험으로 미적분과 일반물리학, 전자기학 정도를 공부한 사람이라면 어려움 없이 읽을 수 있다고 하는데 이 이야기가 얼마나 설득력이 있을지는 의문이다.

이 책 [물리학의 진로를 바꾼 40가지 위대한 실험]은 나에게는 생소한 실험들인 뢰머의 광속 측정, 광전효과, 리만효과, 열전기 현상, 초전도 현상, 카시미르 효과, 냉핵융합 등의 분야에서 과학사적으로 의미 있는 중요한 실험들에 대해 그 실험의 이론적, 역사적 배경, 사진, 도표, 그림 등을 실어 이해를 돕고 있다. 또한 발견이나 발명의 뒷이야기를 재미있게 소개해 흥미를 유발하고 각 실험마다 그 결과에 대한 영향력들을 살펴 보다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배려하고 있다.

저자는 서문에서 우리나라 물리학의 교육이 이론 면에만 치우쳐 있고 기초과학에 대한 연구나 이해보다는 지나치게 선진이론에 대한 동경과 선호를 중시하는 풍조를 안타까워하면서 이러한 경향을 조금이나마 변화 할 수 있도록 그 기회를 만들고 싶다고 한다. 또한 노벨상을 수상한 다른 나라보다 결코 뒤지지 않은 잠재력이 풍부한 우리민족이기에 충분히 우리나라도 노벨 물리학상을 수상하는 과학자가 나올 수 있다고 장담하면서 자라나는 후대 청소년들에게는 노벨 물리학상을 받는 사람이 나오길 기대하고 있다.

저자의 물리학에 대한 많은 관심과 애정에 대해 저자의 마음에 동의하면서도 이 책을 보는 아쉬운 점이 있다. 일반인들에게 물리학에 대한 이해를 넓히려는 교양서라고 하면서 실상 다루고 있는 내용은 전문적인 지식이 있는 사람들에게나 이해 가능 한 내용이여서 접근하기가 쉽지 않다는 점이다.

우리나라 사람 모두가 물리학을 전공한다거나 전문적인 지식을 습득하여 물리학을 구성하는 원리를 다 이해 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학문으로써 과학을 접하는 사람 말고도 많은 사람들이 이러한 과학적 원리에 대해 이해하는 폭이 넓힌다면 그 만큼 우리나라가 기초과학을 연구하는 풍토에 좋은 영향을 미치리라고 생각한다. 그러기 위해선 일반인이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정도의 기초과학분야를 소개하는 책의 출간이 늘어났으면 하고 바래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