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궁의 성 - 치정과 암투가 빚어낸 밤의 중국사
시앙쓰 지음, 강성애 옮김, 허동현 감수 / 미다스북스 / 2009년 7월
평점 :
절판


 

천자들의 은밀한 이야기
무소불위의 권력을 갖는 사람들이 살아가는 벽 속에 갇힌 곳 궁궐은 어떤 사람들이 어떤 모습으로 살아갈까? 권력과는 무관하게 살아가는 사람들에게는 몹시 흥미를 끄는 이야기 거리를 숨기고 있을 것 만 같은 상상을 하게 된다. 미디어 등 공간과 방법이 다소나마 열려있는 현대에도 마찬가지지만 신분의 제약이나 높기만 한 벽으로 둘려 쌓였던 시대의 이야기라면 더 흥미를 가질 수 밖에 없다.

왕조국가의 형태를 이어온 나라, 천자의 나라 자처하며 절대 왕권을 유지했던 나라가 중국이다. 구중궁궐 속 높다란 벽, 깊이를 알 수 없는 은밀한 공간에서 왕조를 이끌어 갔던 절대 권력자들의 일상은 알지 못하는 일들로 가득했을 것이라고 상상만 하게 된다. 그런 상상력에 자극을 주고 우리에게 펼쳐 보이는 책이 있다.

[황궁의 성 : 치정과 암투가 빚어낸 밤의 중국사] 다소 도발적인 제목의 이 책은 황제와 황후를 중심으로 중국의 역대 황실에서 벌어지는 권력과 치정을 전면에 내 세운 책이다. 거대한 제국, 중국의 이야기고 특히 권력의 최고 정점에 있는 황제와 황후의 은밀한 속내를 이야기 하는 책이기에 이목을 집중할 수 있는 책이다.

이 책 [황궁의 성]에서는 중국 역사 허왕조 이후 천년 가까이 이어온 황궁의 은밀한 이야기다. 태자를 비롯한 황실의 성교육과 혼례식, 쾌락을 추구했던 황제들, 쾌락에 주인공인 황후와 궁녀 그리고 주변 인물들까지 권력과의 암투를 비롯한 은밀한 성을 주제로 이야기를 전개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이 모든 것을 가능케 했던 당시의 시대상황도 알 수 있다. 이런 평범하지 않게 보이는 일상을 통해 중국 황실을 전반에 걸쳐 이해 할 수 있도록 하는 황제의 옷, 미용과 화장법, 궁중음악, 황제들의 예술 활동에 이르기까지 황실의 문화와 생활 전반에 대해서 충실히 안내하고 있다.

자신을 길러준 유모와 성관계를 맺은 황태자, 여동생을 탐한 황제, 한꺼번에 16명의 비빈과 함께 순장된 황제, 아버지의 여자를 취한 황제, 여든을 넘어서까지 남색을 즐긴 여황제 등을 통해 이 책은 중국황실에 대해 은밀한 이야기를 밝히며 흥밋거리로 전락시키기 보다는 그것을 통해 중국황실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히고 있는 점이 의미 있다고 본다.

중국 황실의 성 담론을 다룬 이 책의 저자 시앙쓰는 베이징 고궁박물관 연구원 겸 도서관 부관장이며 중국 최고의 황실 역사 전문가라고 한다. 중국과 비교해 결코 뒤처지지 않은 역사를 가진 우리나라도 황실 역사 전문가가 있을 법 하기에 우리나라 왕조의 이런 이야기를 담은 책을 기대해 본다. 한 가지 주제로 역사 기록 속 편린을 모아 재구성하고 해석한 이런류의 책의 출간이 역사를 다양하고 폭넓게 이해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다.

이 책 [황궁의 성]은 우리의 역사가 아니고 또한 다소 민망한 이야기가 중심을 이루지만 그 이야기 속에 흐르는 원초적인 감정과 사회를 유지하고 대를 이으려는 몸부림 등을 통해 인간의 본연의 모습을 살피고 사람을 이해하는 기회를 제공해 주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사람들의 은밀한 단면을 보는 흥미로운 시간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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