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로 만나는 치유의 심리학 - 상처에서 치유까지, 트라우마에 관한 24가지 이야기
김준기 지음 / 시그마북스 / 200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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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라우마란?
처음 듣는 말이다.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Post Traumatic Stress Disorder, PTSD)로 신체적·정신적 충격을 경험한 후 나타나는 심리적 외상이라고 한다.
80년 5월 광주민중항쟁이 일어나던 그때 고등학생 신분으로 그 현장을 지켜봤다. 우리 현대사의 분수령이 되었던 그 사건으로 내 삶의 많은 부분이 그 영향으로 채워졌다고 할 수 있다. 그 후 직, 간접적으로 관련이 있던 사람들의 모습을 보며 개인적인 노력으로 어쩌지 못하는 모습 속에 무엇인가 다른 해결책이 있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 본적이 많다.
시대상황이나 급변하는 정치적 환경이 개인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되는지 그때는 몰랐다. 대학에서 심리학을 공부했다고는 하지만 이 역시 개인과 사회로부터 갖게 되는 상처가 어떻게 해결되어야 하는지 지금도 잘 모른다.
가슴속 깊이 묻어두고 때론 잊었다고 생각하지만 불쑥 불쑥 나타나 자신을 괴롭히는 문제에 대한 근본적 해결이나 그 원인을 파헤쳐볼 용기 또한 없었는지도 모른다.

영화... 우선은 보고 싶은 마음에 영화관을 찾겠지만 한때 참 많은 영화를 봤다. 그 속에 나오는 상황에 대해 몰입하면서 느끼는 어떤 카타르시스가 있었다고 본다. 영화와 마음의 치유는 그렇게 내게 가까이 와 있는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이 책 [영화로 만나는 치유의 심리학]이 선 듯 손에 잡히게 되었다.
무슨 이야기가 있을까? 그동안 내 마음 한쪽을 붙잡고 있던 문제의 어떤 실마리라도 찾을 수 있기를 기대하면서 책장을 넘긴다.

[영화로 만나는 치유의 심리학]은 부제에서도 보여주듯 트라우마 현상에 대한 24가지 원인과 상황 그리고 그 해결책까지를 제시하고 있다.
이 책에 등장하는 이야기들이 신뢰감이 가는 것은 정신과 의사로 임상경험을 바탕으로 한 트라우마 연구자 김준기 박사의 이야기라는 점이 우선 마음에 들었다. 숨겨진 내면의 상처는 결코 드러내기 쉬운 것이 아니기에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대중문화의 한 축을 통하여 이야기 한다.

밀양, 여자 정혜, 용서받지 못한 자, 가을로, 포레스트 검프,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등 익히 아는 영화에서부터 처음 접하는 영화도 있지만 그 영화에서 벌어지는 상황을 보면서 트라우마의 본질에 접근하고 있다.
영화의 상황이 모두가 겪게 되는 경험은 아닐지라도 영화로 이미 객관화 된 상황이기에 자신의 내면의 문제와 연결 할 수 있는 통로로 충분하다는 생각이 이 책의 출발점이라고 생각해 본다.

불안, 우울, 외로움, 고립감 등 누구나 하나쯤은 가지고 있을 마음의 상처는 누구나 아는 사회적 경험으로 뿐 아니라 지극히 개인적이고 사소한 문제로부터 출발하는 경우가 대부분일 것이다. 그만큼 트라우마의 원인이 되는 것은 개인의 사정에 따라 천차만별일 것이기에 일상적인 대인관계가 얼마나 중요한지도 이야기 하고 있다.

저자가 영화을 통해 말하고자 하는 트라우마에 대한 접근 방법과 이해 그에 대한 해결책으로 자신의 삶에 좋은 일, 즐거운 일, 웃을 일, 행복했던 일, 뭔가를 성취해 자신감을 느꼈던 일, 누군가와 함께 친밀감과 사랑을 나눈 일, 평온하고 안정감을 느꼈던 순간 등등과 같이 긍정적인 경험을 하였던 때를 인식하면서 살라는 주문이다.

결국 사람에게서 받은 상처 사람의 따스한 가슴으로 채워질 때 그 해결의 실마리가 있다는 말로 이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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