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면 사랑한다 - 최병성의 생명 편지
최병성 지음 / 좋은생각 / 2009년 5월
평점 :
절판



마음 빼앗긴 자연의 경이로움
자연이 주는 경이로운 느낌은 종종 발걸음을 멈추게 한다. 늦봄 산자락을 물들이는 푸르름, 이른 가을 아침햇살과 함께 나타나는 느티나무 가로수 잎의 화려한 변신 등 콘크리트 담장에 갇혀 사는 나로서는 차창을 통해 보는 경이로운 자연의 선물에 늘 걸음을 멈추게 된다. 

그런 경험이 동기가 되었는지 모르겠다. 무작정 숲해설가 교육에 참가하고 4계절이 순환하는 동안 산과 들, 강으로 바다로 돌아다니며 내 가슴에 가득 쌓인 뿌듯함과 훈훈한 온기로 오늘을 살아가고 있다.

자연을 외면하고 개발지상주의를 신념으로 하며 살아 온 현대 사회에서 사람들은 늘 고독과 외로움을 느끼게 된다. 자연이 몸으로 알려주는 더불어 사는 지혜를 외면하기 때문일 것이다.

자연은 우리에게 소중한 이웃과 더불어 살아가는 이치를 배우게 한다. 숲속이나 강, 들판, 자연 어느 한 구석이든 더불어 살아가지 않은 곳이 없다. 동, 식물, 초본, 목본, 곤충 각기 다른 종들이 모여 공동체를 형성하고 자연의 법칙에 순응하며 살아가는 모습은 ‘경이롭다’ 라는 표현 외에 달리 표현 할 수 있는 것이 없다.

그래서 몸도 마음도 지친 사람들은 자연으로 회귀를 꿈꾸거나 산과 들을 찾아 자연이 주는 넉넉함을 누려보려고 한다.

이 책은 자연의 품을 벗어나 지친 마음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4계절이 순환하는 동안 자연이 전하는 영혼의 메시지를 이야기 한다.

영혼이 꽃피는 봄, 새로이 사랑을 선택하는 여름, 우리를 생각하게 하는 가을, 보이지 않아 더 뜨거운 겨울을 주제로 계절을 바꿔가며 자연과 더불어 살아갈 때 얻을 수 있는 맛과 멋을 담아 알면 사랑하게 된다고 전한다.

쇠딱따구리, 흰눈썹황금새, 청설모, 연꽃과 수련, 민들레 등 생생한 화보와 더불어 마치 자연 다큐멘터리를 보는듯한 생동감을 주며 자세하고 섬세한 자연의 관찰로 풀어낸 이야기 속에 사랑과 희망, 행복 그리고 생명의 소중함까지 아낌없이 전해주고 있다.

우리가 흔히 숲에서 마주치는 친구들이지만, 유심히 살피지 않으면 그냥 모르고 지나칠 수도 있는 것들이다. 저마다 다른 삶의 방식으로 살아가는 숲속 친구들의 모습들을 통해 삶의 지친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작은 위로와 희망을 전해주고 있다.

무엇을 이루었나를 따지지 않고 살아 있다는 것 자체를 기뻐하는 개복숭아나무의 행복한 향기, 자신의 뿌리내릴 장소를 선택하진 못할지라도 어떠한 악조건 속에서도 환경을 탓하지 않고 최선을 다해 자신만의 꽃을 피워내는 작은 씨앗, 아기 딱새들이 어미 딱새가 물어주는 먹이를 먹겠다고 서로 노란 주둥이를 벌리고 있는 모습, 나뭇가지에 옹기종기 매달려 있는 뱁새 그리고 움을 틔우는 겨울나무의 모습 등 책에는 신비롭고 아름다운 생명의 소리로 가득하다.

삶을 통해 몸으로 전하는 희망의 메시지
이토록 생생하고 따스하게 자연의 소리를 담을 수 있는 건 아마도 저자가 살아온 삶에서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저자 최병성은 환경운동가이자 생태교육가이며, 자연과 더불어 사는 삶을 온 몸으로 실천하는 삶을 살고 있다. 그 삶속에서 체득한 경험을 통해 그는 고백한다. 모든 힘의 근원은 숲이고, 숲속에 터를 잡고 살아가는 친구들이라고 말한다.

소리 없이 희망을 일구는 숲의 생명들, 그들에게서 ‘다름’과 ‘더불어’의 아름다움과, 인간의 본래 제자리를 배워서 행복하다고까지 한다.

씨앗에게는 자신이 뿌리 내릴 곳을 선택할 능력이 없습니다. 옥토이든 거친 자갈밭이든 한번 뿌리 내리면 그곳에서 최선을 다해 살아갑니다. 다른 곳을 넘보거나 신세를 탓하지 않습니다. 그에겐 그곳이 최고의 자리인 것입니다.[본문 p.86]

시간이든 자연이든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다가오지만 받아들이는 사람의 마음이 어떤가에 따라 그 의미는 다르게 다가온다. 열린 가슴으로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보며 자연이 전해 주는 본질의 의미를 온전히 받을 수 있다면 사람들은 누구나 충분히 행복 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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