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이 올까.
겨울날 흐린 하늘을 바라보며 기대하는 것은 눈이다. 눈이 흔했던 곳인데 올 겨울들어 한번도 내리지 않은 눈으로 참 밋밋한 겨울이다.
옷깃을 열만한 따스한 볕도 없고 찬바람 쌩하게 부는 매서운 겨울날씨도 아니라서 맹한 기운이 도는 시간을 건너고 있다.
냉기만을 품었을 것 같은 바위에 기대어 살지만 늘 푸르름을 잃지 않는 생명의 힘을 본다. 바위의 힘이 지구 속 마그마가 근원이라면 지상의 시간을 건너는 동안 자신의 품에 생명을 품는 것을 이해 못할바도 아니다.
돌에서도 온기를 얻듯이 겨울은 이처럼 생명을 가진 모든 존재가 꿈을 향한 온기로 가득한 시간을 건너고 있다.
당신의 웅크린 가슴 역시 이와 다르지 않음을 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