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여로
여름 숲 길을 걷다 보면 가느다란 줄기가 우뚝 솟아 작은 꽃이 닥지닥지 붙어 있는 식물을 만난다. 한껏 키를 키운 풀 속에서 그보다 더 크게 솟아나 꽃을 피운다. 자잘한 꽃 하나하나가 앙증맞다. 모여피어 존재감을 확실히 드러낸다.

여로, 이름은 익숙한데 꽃은 낯설다. 여로藜蘆는 갈대같이 생긴 줄기가 검은색의 껍질에 싸여 있다는 뜻이다. 밑동을 보면 겉이 흑갈색 섬유로 싸여서 마치 종려나무 밑동처럼 생겼다.

여로의 꽃은 녹색이나 자주색으로 피는데 붉은색으로 핀 꽃을 붉은여로라고 한다. 꽃의 색에 따라 흰여로, 붉은여로, 푸른여로 등으로 분류하기도 한다. 이곳 남쪽에서는 붉은여로를 보지 못했다.

여로라는 이름이 낯익은 이유는 1970년대 초반에 방영되었던 드라마 여로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땅 속에서 줄기를 곧장 키워 여름을 기다려 꽃을 피우는 여로의 꽃말은 '기다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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