斷腸春心 단장춘심

-김 명 기

​

누가 마음이 꺾이지 않는 법을 물었다 내사 그런 걸 알 턱이 있나 마음이란 게 꽃 같아서 피어있는 시간 보다 무시로 저버릴 때가 훨씬 많은데 무슨 수로 그 시간을 가로젓는다는 말인가 어떤 날은 어떤 일이 오래 생각날 때가 있지 시간이 지날수록 늘어가는 잔영처럼 아무렇지 않게 봄날 한때를 거닐던 일 아무 일도 아닌 것이 무슨 일이 되어버리는 순간 나는 벌써 마음이 수없이 꺾여버린 사람 차라리 마음이 꺾이는 법을 물었다면 그런 봄날 이야기나 해주었을 텐데 알 수 없는 물음에 한마디 거들지 못하고 지는 목련과 피는 벚꽃을 번갈아 본다 곧 저버릴 마음이 강길 따라 지천이라 그럴 수만 있었다면 이렇게야 안 살았겠지 이렇게야 못 살았겠지

​

*올들어 벌써 두번째 같은 숲에 들었다. 한참이나 더딘 봄이 굼뜨기가 여전하다. 간신히 고개를 내민 봄기운과의 짧은 눈맞춤을 아쉬워 하고 돌아서 내려왔다. 돌다리를 건너는 순간 마음을 사로잡는 모습을 기어이 보고야 말았다.

​

두어라 斷腸春心 단장춘심(슬프도록 벅찬 봄기운)이 너나 내나 다르랴.




댓글(0) 먼댓글(0) 좋아요(8)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