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년화
부지런한 사람들의 이른 꽃소식에 마음이 앞선다. 귀한 때 귀한 꽃을 보고자 하는 마음을 익히 알기에 마음따라 몸도 부지런해져야 할 때다.
아직은 한겨울인데 꽃을 피우는 나무들이 있다. 납매와 풍년화가 그 주인공이다. 추위에 움츠려드는 몸과 마음을 파고드는 꽂 향기에 취할 수 있어 그 고마움이 참으로 크다.
잎도 없는 가지에 꽃이 먼저 풍성하게 핀다. 꽃잎 하나 하나를 곱게 접었다가 살며시 펼치는 듯 풀어지는 모양도 특이하지만 그 꽃들이 모여 만드는 풍성함도 좋다.
봄에 일찍 꽃이 소담스럽게 피면 풍년이 든다고 풍년화라 한다. 힘겹게 보리고개를 넘었던 시절에 우리나라에 들어와 배고픈 사람들의 염원을 담았는지도 모르겠다. 원산지의 이름이 만작澫作이라고 한다.
가까운 곳을 살피기도 전에 먼 곳에서 들리는 꽃소식에 찾아가 만났다. 아직은 제 철이 아니라 다소 외소한 규모라지만 꽃이 귀한 때 만났으니 꽃을 맞이하는 반가움은 몇 배나 된다.
올해는 유난히 더디게 피는 꽃이지만 벌써 매화, 복수초에 납매까지 봤으니 올해의 꽃놀이도 시작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