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수초(개복수초)
언 땅을 뚫고 올라와 기지개를 켜는 꽃과의 눈맞춤을 조금이라도 빨리하고 싶은 성급함에 마음은 늘 산 언저리에 머문다. 긴 시간 꽃을 보지 못했던 몸과 마음이 들쑤시는 탓이리라. 그 마음에 부응이라도 하듯 여전히 겨울인 숲에는 서둘러 노오랗게 불을 밝힌 꽃이 있다.
눈과 얼음 사이에 피어난 꽃을 볼 수 있어 '눈색이꽃', '얼음새꽃', 눈 속에 피는 연꽃 같다고 해서 ‘설연’이라고도 부른다. 이른 봄에 노랗게 피어나는 꽃이 기쁨을 준다고 해서 복과 장수를 뜻하는 '복수초福壽草'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막바지 겨울에 한파가 이어지며 산들꽃들을 만나는 기대감에 앞서 더디기만 한 꽃이다. 섬진강 매화도 늦더니 금둔사 매화도 늦잠을 자느라 피어날 낌새도 없다. 꽃을 보려는 사람들의 급한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계절은 여전히 한겨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