秋雨蕭蕭送薄涼 추우소소송박량

小窓危坐味深長 소창위좌미심장

宦情羈思都忘了 환정기사도망료

一椀新茶一炷香 일완신다일주향

가을비가 소소히 내리며 서늘함을 보내오니

작은 창 아래 단정히 앉아 있는 그 맛이 깊고 깊도다

벼슬살이 시름 나그네 근심 모두 잊어버리고서

향불 한 심지 피워 놓고 햇차 한 잔 마신다네

*고려사람 목은 이색(李穡, 1328~1396)의 시다.

많은 이들이 가을 단풍에 주목한다지만 가을의 또다른 정취를 전해주는 것으로 추적추적 내리는 비 만한 것이 있을까.

올가을 귀한 비로 목마른 것은 식물만이 아니다. 다소 시끄러운 속내를 달래줄 비를 기다리며 옛사람의 마음 한구석에 의지해 본다.

남쪽의 가을은 앞산 머리에 앉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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