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비동자꽃

간혹 올라오는 사진을 보면서 때가 되면 만날 수 있으리라 여긴 꽃들을 하나 둘 눈맞춤하게 된다. 억지를 부리지 않고 오는 기회를 놓치지 않으려 하지만 누군가의 도움이 없으면 불가능한 일이기에 늘 꽃빚을 지고 산다.

강렬하고 날렵한 인상을 사진으로 익혀둔 터라 바로 알아볼 수 있었다. 풀숲에서 고개를 내밀고 있지만 숨고자 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안다. 깊게 갈라진 꽃잎이 제비꼬리를 닮아서 얻은 이름인지도 모르겠다.

선자령이라고 했다. 급한 발걸음에도 불구하고 넉놓고 볼수 있어서 고마운 시간이다. 제철을 지났지만 간혹 이렇게 늦게 핀 꽃 덕분에 처음으로 눈맞춤 하는 기회도 만난다.

꽃나들이는 늘 이렇게 행운이 따른듯 싶으나 그 내면에는 꽃벗의 수고로움이 있다. 그 수고로움은 꽃이 전해준 마음과 다르지 않아 꽃보듯 벗을 보는 마음들이 꽃처럼 향기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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