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아리풀
유독 험한 환경에서 사는 식물들이 있다. 삶의 터전을 척박한 곳으로 택한 이유가 있겠지만 볼 때마다 안쓰러운 마음이 든다. 식물의 이런 선택은 어쩌면 더 돋보이는 이유가 되기도 한다.
바위 표면에 붙은 흙에 뿌리를 내리고 사는 식물들은 생각보다 제법 많다. 양질의 환경에서 벗어나 홀로 고독한 삶을 선택한 모습에 경이를 표한다.
병아리풀도 이 부류에 속한다. 병아리처럼 작은 풀이라는 의미로 이름 붙여진 이 식물은 짐작보다 더 작았다. 작디작은 것이 바위 경사면에 붙어서 자라고 꽃 피워 열매 맺고 후대를 다시 키워간다. 한해살이풀이라 신비로움은 더하다.
연한 자주색으로 피는 꽃은 한쪽 방향으로 향한다. 자주색에 노랑 꿏술과의 조화로 더 돋보인다. 같은 곳에서 흰색으로 피는 녀석도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