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홍바늘꽃
어딘지도 모를 길을 따라나섰다. 비는 오고 길은 멀고 가파른 산길도 마다하지 않았다. 어찌 알았는지 토끼 한마리가 앞장서서 깡총거리며 한동안 길을 안내하더니 목적지 인근에서 숲으로 사라졌다.

절정의 때를 놓쳤다. 꽃봉우리는 지고 꽃 몇개를 꽃대 끝에 겨우 붙잡고 있는 모습이었지만 첫만남은 강렬한 느낌을 남겼다.

바늘꽃은 꽃이 진 뒤 씨방이 마치 바늘처럼 가늘고 길게 자라서 붙여진 이름이다. 꽃봉오리 모양도 길쭉하고, 꽃이 피었을 때 수술 꽃밥 끝도 바늘귀처럼 생겼다. 꽃은 연한 홍자색인데, 분홍색 꽃이 피는 종을 분홍바늘꽃이라고 한다.

큰바늘꽃, 버들잎바늘꽃이라고도 한다는 분홍바늘꽃은 청초라는 꽃말을 가졌다. 나만의 꽃사전에 새로운 종으로 추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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