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조희풀
그곳에 가면 어김없이 만날 수 있다는 확신을 주는 것이 얼마나 큰 위안인지 안다. 대상이 무엇이든 마음에 깃든 믿음이 전해주는 그 무엇.
산에 오르기 전 가야할 길의 꽃지도가 머리속에 펼쳐진다. 구석구석 무엇이 어디에 있는지 알지만 늘 새로운 모습을 찾는 것도 멈출 수 없다. 볼 수 있기를 바라고 보았을 때 반갑고 다음에 다시 볼 수 있기를 소망한다.
그렇게 걷는 길에서 만나는 꽃 중에 하나가 이 병조희풀이다. 닫힌듯 열린 짙은 하늘색 꽃이 피었다. 깊은 속내를 다 보여줄 수 없다는 다짐을 하듯 단호함 마져 보인다.
나무지만 풀이라는 이름으로 불린다. 그렇게 부른 이유를 아직 알 수 없다. 가까운 식물로는 자주조희풀이 있지만 실물을 보지는 못했다. 언젠가 불쑥 볼 날이 있으리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