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을 나섰다.
나란히 가는 길이다.
앞서거니 뒷서거니 하지도 않으니
그저 제 속도로 가면 된다.
일정한 거리를 두었으니
더하고 덜할 일도 없다.
잠시 쉬어도 하고
등지거나 마주봐도 좋고
은근히 지켜봐주면 되며
때론 한눈 팔기도 한다.
지나온 흔적이
앞길을 방해하지 않을 것을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