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귀나무
마음껏 펼쳤다. 가끔은 보이고 싶었던 것이다. 감춰두었던 애달픈 속내를 펼쳐 보인다. 이왕 보이려는 것이었으니 눈치 보지도 않는다.
하지만 안타깝다. 애써 피운 꽃은 보지않고 잎에 눈길을 주더니 별명까지 지어 부른다. 하여, 속절없는 마음을 밤새 피보다 진한 눈물로 답한다.
자귀나무는 우리나라 중부 이남의 산기슭 양지바른 곳에서 주로 자란다. 잎지는 넓은잎 작은 큰키나무다. 밑동 위쪽에서 줄기가 갈라져 나와 곧게 또는 옆으로 굽어져 키를 키운다.
꽃은 6~7월에 가지 끝에 핀다. 끝이 우산살처럼 갈라진 꽃대가 나와 끝마다 다수의 꽃이 달린다.
밤에 서로 마주보는 잎사귀가 닫히는 것은 남녀가 사이좋게 안고 잠자는 모습을 연상시킨다 하여, 옛사람들은 '야합수(夜合樹)'란 이름을 붙였다.
콩모양으로 달린 열매들이 겨울바람에 부딪치는 소리는 꽤나 시끄럽다. 그래서 흔히 여자들의 수다스러움과 같다 하여, '여설수(女舌樹)'란 이름도 있다고 한다.
'환희', '가슴의 두근거림'이라는 꽃말은 나무를 가까이두고 키웠던 사람들의 사랑을 열망했던 간절한 마음이 담겨 있는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