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의 리듬을 붙잡기 위해서는 먼저 그 리듬에 붙잡혀야 한다. 그 리듬의 지속에 고스란히 몸을 내맡기고 되는 대로 내버려 두어야 한다."
-앙리 르페브르의 '리듬분석'에서

'멋'은 어떤 대상을 접했을 때 우리의 감정이 대상으로 이입되어, 그 대상과 더불어 움직이는 미적인 리듬이 느껴지는 것을 말한다. 따라서 '멋'은 아름다움과는 별개의 것이다. 아무리 아름다운 것이라도 그것과 일체화해 움직이는 마음의 리듬이 생기지 않으면 멋있다고 할 수는 없다.
-황병기, '깊은 밤, 그 가야금 소리' 중에서

리듬은 음악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한 개인의 감정도 이 리듬에 의지한다. 자신만의 리듬이 있어야 세상을 이루는 각각의 리듬과 어울릴 수 있다. 독특하면서도 매력적인 리듬으로 제 삶을 가꾸는 사람들이 '멋'진 이유가 여기에 있다.

제 각각이면서도 이 멋이 통하는 사람 관계는 억지를 부리지 않고 무리수가 생기지 않아 오랫동안 깊어지고 자연스럽게 어울어져 서로가 서로를 부르는 향기와도 같다.

남도소리의 시나위와 예인광대들의 음악인 판소리를 바탕으로 하여 만들어진 산조散調의 그것과도 다르지 않다. 봄의 볕과 바람이 전하는 특유의 리듬에 주목하는 까닭도 여기에 있다.

멋에서 베어나와 자연스럽게 번지는 향기에 이끌려 이 봄 당신을 바라보는 내 마음도 이와같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