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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기억이 그곳에 있었다 - 추억이 오늘의 나를 지켜줍니다
김용일 지음 / 메이트북스 / 2020년 1월
평점 :
행복한 기억의 공유
익숙한 모습의 집, 그 뒤로 아주 풍선한 한그루 나무가 있다. 어린 시절은 떠올리게 하는 아주 다정한 모습이라 눈길을 사로잡기에 충분했다. 하나 둘 비슷한 느낌을 전해주는 그림들을 챙겨보며 속으로만 좋아했다. 어느 날 전시회 소식을 접했으나 너무 먼 길이라 아쉽기만 했지만 딱히 방법을 찾지 못하다가 화가가 발간한 책이 있음을 알게 되고 다른 책과 함께 장바구니에 넣어두었다.
며칠 지나지 않아 그 장바구니에 들었던 책들이 내게로 왔다. 주문한 기억이 없어 어찌된 영문인지 알지 못하다 한동안 시간이 지난 뒤에야 의문이 해소되었다. 그렇게 해서 spo게 e\온 책이 바로 김용일 화가의 ‘행복한 기억이 그곳에 있었다’다.
손길 닿는 곳에 두고 보내준 이의 마음까지 얹어 아껴가며 읽었다. 어느 날은 그림을 주목하고 다른 날엔 담긴 글에 주목했다. 그림과 글 사이를 거듭해서 반복하는 동안 꽤 많은 시간이 흘렀고 이제야 흔적을 남길 여유를 찾았다.
“추억이 오늘의 나를 지켜줍니다.”라는 부제가 어떤 의미인지를 알게 하는 내용으로 꾸며진 자신이 그린 “그림들에 글을 덧붙여 아름다운 한 권의 에세이” 만들어진 것이다. 어린 시절, 고향, 추억 등이 주제다. 익숙한 모습의 집들과 화가의 추억이 고스란히 담긴 마을의 이야기가 마치 내가 살았던 옛날의 시간으로 이끌어 주는 듯 따스함이 함께 한다.
수 십 채의 집과 그 집들을 포근하게 감싸는 듯 아주 크게 그려진 나무가 보는 이를 압도하는 ‘수월리 2019’, ‘상동이내집 2019’, ‘몽석리의가을 2019’, ‘동례마을 2019’, ‘창우네집 2019’ 등을 주목하였다. 그림 앞에 잡힌 눈길이 빠져나오려면 온갖 몸부림을 쳐야 가능할 정도로 큰 울림이 있다.
그림 100여 점, 그 하나하나가 내 기억 속 풍경처럼 살갑게 다가온다. 그림 제목 역시 정겨운 이름들이 붙었다. 화가가 살았던 동네 모습이 사실적으로 표현되고 그림 제목 역시 저절로 따스한 미소가 떠오르게 한다.
기억은 힘은 쎄다. 기억을 한순간에 시간과 공간을 초월하여 사람을 마음을 움직이게 한다. 기억이 함유한 감성으로 지금 오늘을 보다 풍부하게 살아갈 힘을 얻기 때문이다. 이 책은 화가의 기억이 불러 온 작품들이지만 기억이 가지는 긍정의 힘을 마음 것 발휘되게 만들어 주는 행운을 가져다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