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에 묻혀 사는 동안'
단풍이 들고 지는지도 몰랐다. 자연과 늘 함께한다고 여기며 살았는데, 눈 녹지 않은 이른 봄부터 다시 그 눈이 내리는 때 까지도ᆢ. 시시때때로 찾았고 그 속에서 울고 웃고 소리치며 혼자 잘 놀았다.

꽃 찾아다니고 꽃 속에서 놀다 그 꽃의 색과 향기에 취해 자신을 잃어버린 것일까? 무엇이든 익숙해진다는 것이 이렇게 허망한 것임을 알면서도 또 마음에게 당했다.

그사이 환영받지 못하는 장마에 더디가는 가을을 탓하며 버거워했고, 코끝이 시큰할 정도로 찬바람부는 겨울을 기다렸다. 하지만 이른 첫눈과 함께 허망하게 와버린 겨울은 제 색을 잃고 봄인양 아양떨고 있다.

오늘도 봄볕마냥 햇살은 눈부시고 그 햇살에 취해 난, 또 이렇게 허망하게 겨울 한철을 보내버릴 것인가.

내일은 길을 나서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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