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며듬을 허락한 시간의 경과다. 젖어들고자 함은 이 시간이 쌓아온 수고로움을 바탕으로 받아들임인 것이다. 젖어듬으로 인해 둘은 하나로 이어져 비로소 붉은 꿈을 꾼다.

밤사이 이슬이 내려 꽃잎을 적시는 것은 이슬의 수고로움뿐 아니라 꽃잎의 노고 역시 함께한 결과다. 하여 영롱하게 빛나는 순간을 맞이할 수 있다. 꽃이 아름다운건 이렇게 교감하는 대상이 내게로 들어오는 것을 허락했기 때문이다. 그 결과가 꽃으로 핀다.

시공간의 차이에도 불구하고 공유되는 모든 것은 서로를 향한 열린 가슴이기에 가능했다. 그대와 나, 마음이 젖어들지 않고서 어찌 가능한 일이었겠는가? 서로를 향한 감정과 의지가 향기로 담겨 찬란한 꽃을 피울 수 있음은 바로 그대 덕인 까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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