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緣'

굳이 말이 필요없다. 언어 이전에 이미 감지하고 무의식적으로 표현되는 영역이 여기에 속한다. 하여, 언어로 설명하기엔 부족하고 어설프다. "어찌 알았을까? 이 마음" 만으로도 충분하다.

애쓰지 않아도 보이는 마음 같은 것. 빛과 어둠이 서로를 의지하여 깊어지는 것. 사람도 자신의 마음에 세겨진 결에 의지하여 서로에게 스며드는 것과 다르지 않다. 이는 시간을 공들여 쌓아가야 가능하다.

이른 아침 볕이 사나워지기 전에 뜰을 걷는다. 잘려나간 단풍나무의 돋아난 새순에 아침햇살이 닿았다. 세상에 나와 숨을 쉬는 것을 축하라도 하듯 새순과 햇살의 만남이 눈부시다.

때마침 서로 서로가 어우러져 눈부심으로 피어나는 것처럼 당신과 내가 만나 겹으로 깊어지는 일도 이처럼 자연스러운 일이다.

하여, 연緣은 연然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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