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약꽃
모란 부럽지 않은 화려한 자태

紅芍藥 홍작약
嚴粧兩瞼醉照勻 엄장양검취조균
共導西施舊日身 공도서시구일신
笑破吳家猶不足 소파오가유뷰족
却來還欲惱何人 각래환욕뇌하인

홍작약
곱게 단장한 두 볼이 취한 듯 붉으니
다들 말하기를 서시의 옛 모습이라 하네.
웃음으로 오나라를 깨뜨린 것도 오히려 부족하여
문득 또 누구를 고뇌하도록 하려는가?
-이규보, '동국이상국전집' 권16

*알고 보면 반할 꽃시(성범중ㆍ안순태ㆍ노경희, 태학사)에 서른 번째로 등장하는 이규보(李奎報, 1168 ~ 1241)의 시 "紅芍藥 홍작약"이다.

작약은 중국이 원산지로 5~6월에 붉은색과 흰색 또는 다양한 색깔로 줄기 끝에 한 송이씩 핀다. 주로 약초나 관상용으로 재배한다. 꽃으로만 보면 모란과 비슷하나 모란은 나무고 작약은 풀이다.

옛사람들은 꽃의 아름다움과 약효에 모두 관심을 두었고 이를 다양한 시로 남겼다.

모란이 꽃잎을 떨구면 기다렸다는 듯 작약이 큰 꽃망울을 활짝 펼친다. 윤이나는 꽃잎이 색과 어우러져 더 화려하게 보인다. 이 모습에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꽃이다.

내게 작약은 초등학교 등하교 길에 보았던 무수히 많은 꽃을 피웠던 그 꽃밭으로 남아 있다. 그 기억이 내 뜰을 마련하고 고향집에서 가져온 구근으로 작약 화단을 만들게 되었다.

모란은 흰색으로 핀 단아함을 좋아한다면 작약은 검붉은 색으로 핀 농염함에 주목한다.

*'알고 보면 반할 꽃시', 이 책에 등장하는 꽃시를 따라가며 매주 한가지 꽃으로 내가 찍은 꽃 사진과 함께 꽃에 대한 내 나름의 이야기를 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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