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작약이라고 했다.
몇 년 전 어느날 사진 한장으로부터 시작된 꽃앓이가 해가 지날수록 잠잠해지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커져만 갔다. 꽃이 필 때가 되면 수시로 검색하며 볼 수 있는 날을 기다리다 마음졸이며 몇 해가 지났다.

그러는 사이 한 해에는 노고단 오르는 길에서 꽃봉우리 맺힌 것을 보았고 이듬 해에는 같은 길 다른 곳에서 꽃이 진 후의 모습을 보았다. 이렇게 숨바꼭질 만 하다 정작 꽃은 보지 못하고 말았다.

그러다 올해는 문득 꽃친구가 몇 년 전에 올렸던 꽃사진을 찾았고 바로 전화를 걸어 꽃소식과 함께 보러가자고 약속을 잡았다. 그렇게 해서 찾아간 곳에서 수줍게 핀 꽃을 처음으로 만났다.

재배하는 작약과는 다른 종류다. 깊은 산에서 자라며 보는 것이 쉽지 않다. "잎의 뒷면에 털이 난 것을 털백작약, 잎의 뒷면에 털이 나고 암술대가 길게 자라서 뒤로 말리며 꽃이 붉은색인 것을 산작약, 산작약 중에서 잎의 뒷면에 털이 없는 것을 민산작약이라고 한다."

곱고 우와하고 단정하다. 달리 무슨 말을 더할 필요가 없다. 보고 있으면 순식간에 넋이 나갈 정도로 매력적이다. 갈증은 해소했으나 그리움이 커졌다.

꽃 필 무렵이면 산 넘고 물 건너 올 꽃소식에 목이 길어질 것이다. 벌써 다음해를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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